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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이 Jun 09. 2024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Q. 많이 떨리시나 봐요?

현실 A. (저걸 왜 물어보지? 지금 너무 쫄려보이나? 자신감 없어 보이나? 쭈구리 같나?) 네 오늘 날이 추워서 몸이 떨리는 건지 긴장돼서 몸이 떨리는 건지 모르겠는데 떨립니다. (.....ㅠㅠ)

하고 싶었던 A. 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사실 많이 긴장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후회 없이 돌아가겠습니다. 파이팅!


Q. 이 일을 왜 하고 싶은가요?

A. 제 일이 저의 경제활동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쓰이면 좋겠습니다. 저는 마이크 앞에 서면 설레면서 전에 없던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낍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선 것처럼 내가 잘해서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상대에게 좋은 걸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하는 동안이든, 말이 다 끝나고 나서든 상대방의 표정이 환할 때, 상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됐다고 느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느낌들을 다시 동력 삼아 말하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쇼핑은 즐겁고 기대되는 것, 때로는 일종의 해방감을 주기도, 풍족함과 안정감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그 과정에 제가 늘 잘하고 싶고, 하면서 설레기도 하는 저의 '말하기'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우리 회사에 왜 오고 싶어요?

속마음 A. (돈을 벌어야만 하는 어른이기도 하고, 일 년에 몇 번 없는 공채니까 당연히 공고가 뜨면 득달같이 달려옵니다)

현실 A. 저희 엄마가 친구분들을 만나면 딸은 무슨 일 하냐는 질문에 'ㅇㅇ'라고 대답하신다고 합니다. 그럼 친구분들 중 거의 대부분이 '아 거기 00 다니나?'라고 재질문이 들어온답니다. '그건 아니고..'라고 하시면서 부연설명을 하신다는데 부연설명이 필요 없게 엄마 친구분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호감도 TOP인 00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가장 솔직한 답변입니다. 그분들이 엄마 친구분들이 아니라 제 고객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Q. 이 직군에 가장 필요한 능력 3가지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속마음 A. 외모, 전달력, 이런 압박상황 긴장한 티 나지 않는 깡

 현실 A. 채널을 돌리다 멈추게 하는, 혹은 채널을 돌리지 않고 싶게 하는 호감 가는 이미지와 확실한 전달력은 기본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리빙 브랜드 레퍼런스가 많은데, 그 카테고리에 강점이 있나요?

현실 A. 제가 손길이 야무져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똑순이같이 살림을 잘할 것 같아서 많이 불러주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 엄청나진 않고요~ (당장 그 입 다물어)

하고 싶었던 A. 예 제가 손이 야무져 보인다는 말도 종종 듣기도 하고, 실제로 대학교 1학년때부터 자취를 해서 10년 이상 1인 살림을 해온, 나름의 살림꾼입니다. 1인가구에게 필요한 사소한 지식이나 꿀팁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상품에 잘 녹일 수 있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리빙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가요?

현실 A. (아 느낌이 좋지가 않다.. 왜 어디가 대체 뭐 때문에 수줍어 보인거지?)

예. 오늘 바깥에 첫눈이 내리기도 하고, 꼭 오고 싶은 회사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어쩌고... (뭐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당장 멈춰....)

하고 싶었던 A. 예. 오늘 면접관으로 ㅇㅇㅇ님이 오셨는데, 사실 제가 몹시 좋아하고 존경해서 닮고 싶은 롤모델이십니다. 그 앞에서 시험을 보려니 더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떨리기도 했고, 롤모델 앞에 서니까 수줍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팬임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ㅇㅇㅇ님 (...? 이게 맞나....)


Q. 본인의 단점?

A. (방어.. 방어해야 해....ㅎ방어...) 아 음 네 어.. 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거절해서 사이가 멀어지거나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보다 좋은 마음으로 제 선에서 가능한 부탁이나 요청은 들어주는 게 관계에도 제 마음에도 좋더라고요. 혹시 후배가 되면 돈 필요하실 때 제가 빌려드릴지도 모릅니다. (.... 미쳤어...??...)


Q. 본인의 외모에서 마음에 드는 점?/ 마음에 안 드는 점?

A. (지금 큰돈 들여서 풀세팅했기 때문에 제 인생에 다시없을 최상의 외모입니다만) 저는 외모 중 딱 한 군데를 꼽기는 아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생김새보다 저의 표정과 분위기가 마음에 듭니다. 어느 드라마에서 봤는데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건 외형이 아니라 표정이고 표정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화면으로 보시는 분들이 제 얼굴에 드러난 표정을 보고 긍정적이고 편한 기분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좋은 마음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을 꼽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현재 제 표정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평가받는 자리이다 보니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좀 어색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Q. 동료들은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속마음 A. (뭐를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성격을 물어보는 건가? 일하는 스타일을 말하는 건가? 그냥 사람 만날 때 어떤 스타일이냐는 건가?)

A. 친한 친구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저보고 1번 타자 같다고 하더라고요. 야구를 잘 몰랐던 저는 1번으로 잘해서 홈런 빵빵 치는 선수인 줄 알고 우쭐했는데, 그건 아니고 1번 타자는 어떻게든 출루해 내는 선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안타를 치든 볼 넷으로든, 시간이 걸려도 근성으로 1루로 나가는 1번 타자를 저에 빗댄 걸 보면 저는 꽤 목표를 놓지 않는 끈기가 있나 봅니다. 입사하면 선배님들이 홈런 치실 때 점수 더 많이 낼 수 있게 어떻게든 1루까지는 나가도록 노력하는 후배가 되어 보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아.. 어... (사실 준비 못했고 생각도 딱히 안 남) 오늘 떨리고 설레서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다음 전형 때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A.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는 가사의 노래가 있는데 아마 아실 것 같습니다. 저의 바람으로 이 만남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자리에 서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부족한 모습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내일은 되겠지 오늘은, 일단 상상속에서 업그레이드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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