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의 가장 큰 변화는 회사에서 광고사업부문 이사로 승진한 일이다. 여러 회사를 거치며 그동안 과장–차장–부장,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직급과 역할은 자연스럽게 달라져 왔다.
아직은 짧은 기간이라 이 변화를 어떻다 저떻다 정의하는 게 큰 의미는 없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변화들은 한 번쯤 이야기해보고 싶다.
우선, 시간이 없다. 회사에서 굵직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다 보니 관련 논의나 미팅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해야 할 실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관리만 하고 실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시대가 아니다. 너도 나도 각자의 실무는 존재하고, 실무에 대한 높은 관여도와 혼자서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셀프 프로듀싱 능력은 AI 활용과 더불어 필수가 되었다.
그 결과 업무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침이든 밤이든, 평일이든 주말이든 시간의 경계 없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지난주도, 어제도 결국 심야에 혼자만의 실무 시간이나 전략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다만 좋은 점도 있다. 업무 시간을 비교적 탄력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컨펌 라인이 명확히 정해진 업무라면 그 시간에 맞춰야 하지만, 내가 스스로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 선택할 수 있다.
대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내가 셀프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최대한 가져가고 필요한 부분만 서포트를 받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제는 음악과 광고 마케팅의 구분이 흐려져 하나의 뮤직 프로듀싱의 개념으로 통합이 되었다면, 나에게도 직장과 직장 밖의 시간이라는 구분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냥 나는 나로서, 내가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직장인으로서 내가 가진 강점은,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이 언젠가는 내가 하는 음악을 알리고 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함께 품고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존재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어야 하는 점이다. 그것이 다르다면 다른 지난날의 내 직장생활인 거 같다.
연말까지의 변화조차 예상하지 못했듯, 오늘 하루 만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멀리 보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그냥 오늘을 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