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기간도 어느새 7개월이 흘렀다. 광고회사라는 큰 틀 안에서 일하기 때문에 업무 자체가 특별히 낯설지는 않다.
다만 회사마다 주력으로 삼는 영역이 다르듯, 이전 회사는 브랜딩이나 영상 중심이라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데이터 분석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주력으로 삼는다.
그래서일까, 하루의 절반은 엑셀을 펼쳐놓고 숫자를 이야기하며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일들로 채워진다.
다행히 동료들은 모두 무난하고, 그 안에서 나도 무던한 편이다. 모두가 그렇게 지낼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 남은 고민은 결국 출퇴근 동선이다.
왕복 세 시간. 그 시간은 단순히 이동이 아니라, 하루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거대한 여정이다. 이동 중 가장 긴 구간은 영등포구청역에서 역삼역까지. 운 좋게 앉는 날은 절반도 안 된다. 서서 가는 1시간 반은 그저 버텨야 하는 시간이다.
최근에 아이폰 에어로 스마트폰을 바꾼 것도 가볍게, 그러나 그 속에서 최대한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
출근길엔 아직 에너지가 남아 있어서 ‘해봄’ 관련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브런치에 글을 쓰거나 무언가의 작업들로 채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퇴근길은 다르다. 온몸이 진이 빠져 더 이상 무엇도 보고 싶지 않은 시간. 그냥 멍하니 보이지도 않는 밖을 쳐다보다가 신대방역 즈음 지나갈 때 잠시 밖의 풍경을 보게 된다. 가방 속 노트북은 여전히 묵직하고, 걸친 코트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결국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건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한 건 이 왕복 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이다. 어쩌면 그 지루한 시간 속에서 이 글도, 해봄의 기획들도 시작됐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