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봄의 시작, 직접 만드는 작업실

by 하늘해


어느새 공간 입주가 눈앞이다


이전 사용자가 완전히 짐을 빼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제한적이다. 사실 이 공간의 크기나 구조도 모든 짐이 빠져야 비로소 제대로 감이 올 듯하다. 다만 분명한 건, 이전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이사만 하면 특별히 더 구입할 건 없다는 것,


음악 작업을 위한 각종 악기들과 스피커, 모니터가 놓일 작업용 데스크, 그리고 여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이 공간의 중심이 될 거다. 뭔가를 더 새롭게 들여와야 할 건 없다. 이미 필요한 것들은 충분하다.


이번에는 외부 인테리어와 내부의 최소한의 방음, 흡음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외관은 공사를 크게 벌이기보다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직접,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급적 모든 작업을 내 손으로 해보려고 한다. 영원히 머물 공간도 아니고, 이제는 어디를 가든 내가 직접 해내야 할 부분들이니까.


외부는 간판을 걸 수 있는 맨 윗부분이나 비 가림막 쪽까지 손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훼손이 심하지 않은 상태이고, 그 부분을 완전히 교체하려면 예산이 훌쩍 넘어갈 것 같아서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앞 유리창과 출입문에 ‘음악창작소 해봄’이라는 이름이 잘 보이도록 시트지 작업을 할 예정이다. 도어록 설치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공간에서 사용될 메인 색상은 짙은 포레스트 그린이다. 정확한 색상값은 #0F2E1E. 이 컬러는 해봄의 로고 컬러이기도 하다. 그에 어울리는 서브 컬러들도 함께 정해서, 강조나 배경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찾아두었다. 외부 시뮬레이션도 ChatGPT를 통해 해보고 있다.




사실 진짜 고민은 내부다. 방음 공사를 제대로 한다면야 좋겠지만, 설치 자체도 쉽지 않고, 나중에 원상복구 비용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마이크로 녹음할 때나 사운드 모니터링을 생각해 보면 필수이기도 하지만, 공간은 함께 모여서 음악을 창작을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보니 아예 녹음실 같은 방음은 어느 정도 타협하기로 했다.


방음이 필요한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내는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때, 또 하나는 외부 소음이 내가 작업할 때 영향을 줄 때. 그런데 이 공간은 구조상 내가 내는 소리로 피해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녹음할 때만 조금 조심하면 된다.


기본적인 마이크 리플렉션 필터는 갖춰져 있다.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 방음 커튼을 활용해보려고 한다. 녹음할 때만 커튼을 완전히 펼쳐서 소리를 흡수하고, 작업 외 시간에는 개방된 구조로 두는 방식이다. 고정된 부스보다 훨씬 유연하고 설치도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커튼 색상도 해봄 로고의 메인 컬러와 어울릴 수 있는 톤으로 맞춰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현판도 준비할 예정이다. 로고와 이름이 함께 적힌 나무 소재 현판. 이건 안에 둘지 밖에 둘진 공간을 실제로 본 후 결정할 생각이다. 조명은 따뜻한 느낌의 백열전구로 교체할 계획이다. 밝고 차가운 조명보다는, 음악이 감정처럼 스며드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한 번에 모든 걸 끝내긴 어렵겠지만, 천천히, 틈틈이 공간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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