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작업을 하다 보면, 특히 싱어송라이터가 자신의 자작곡을 녹음하는 경우 가창에 자신 없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막상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을 찾았다고 해도 작곡자가 생각했던 그 ‘분위기’를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는 거다. 이 곡을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곡을 쓴 그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첫 자작곡을 세상에 내놓으려는 싱어송라이터들과 작업할 때 무엇보다 불안과 막막함을 덜어주는 데 집중한다. 자신만의 목소리로,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내도록 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대부분은 결국 자신만의 색깔로 그 곡을 멋지게 완성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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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 실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곡이 쌓이면서 표현력도 조금씩 익숙해진다. 사실 녹음과 라이브는 참 다르다. 라이브는 실시간 보정이 없기에 음정과 박자가 흔들리면 그만큼 노래가 덜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 반면, 녹음은 ‘기록’이기 때문에 당일의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쉬었거나, 코가 막혔다면 그날은 쉬었다가 다시 부르는 게 낫다. 물론 음정이나 박자는 후반 작업에서 보정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톤과 느낌이다. 후반 보정은 마치 사진에서 리터칭을 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처음부터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녹음되는 게 가장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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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경험이 적거나, 가창력에 자신이 없을 때 가장 먼저 해주는 조언이 있다. “생각보다, 우리는 노래할 때 너무 세게 부른다.” 크게 부르는 것과 세게 부르는 건 다르다. 세게 부른다는 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음정도 흔들리고, 자기만의 고유한 목소리가 잘 나오질 않는다.
나는 디렉팅 할 때 헤드폰 속 보컬 목소리 볼륨을 높여두는 편이다. 그럼 너무 세게 부르면 귀가 아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부르게 된다. 특히 도입부는 속삭이듯, 귀 가까이 말하듯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곡의 성격에 따라 처음부터 힘 있게 부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모든 힘을 다 쏟는 것보다 적정한 볼륨으로 시작하는 게 전체 흐름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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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이며 부르기
또 하나의 팁이 있다면, 몸에 힘을 빼기 위해 ‘몸을 움직이며’ 부르게 하는 것이다. 과격한 동작은 안 되지만, 가볍게 리듬을 타거나 위아래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몸이 자연스러워지고, 리듬감도 살아나고, 고음도 더 시원하게 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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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누구나 막막하다. 하지만 디렉터나 프로듀서를 믿고 한 번 녹음을 마친 뒤 후반작업까지 된 음원을 들어보면 그제야 본인의 목소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게 된다. 물론 가창력을 키워가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모니터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어간다.
편안함이 찾아오고, 막막함이 사라질 때 그제야 우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의 평가를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감성, 나만의 목소리에 충실해보자.
그것이야말로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하는 올바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