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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 Oct 30. 2024

지금부터 나는 행복할거야! [2]

지금부터 나는 행복할거야!


하품이 나오면 그냥 할 거야.

입을 쩌억 벌리고 시원하게 하품할거야.

누구랑 이야기 중이든 길을 걷던 중이든 그냥 할 거야. 누가 보든 말든 입 크게 벌리고 시원하게 하품할 거야.

참다가 참다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물 찔끔 흘리면서 하품이 입술을 비집고 나오게 하지 않을 거야.

죄도 아닌데 뭐가 어떻다고 그걸 참아.

상대방도 알아야지.

당신의 이야기가 조금 지루합니다 혹은 나는 지금 피곤하고 졸린 상태입니다,

알아야 해. 알아도 돼. 그러니 그냥 하고 살 거야.


시덥잖은 농담에는 절대로 웃지 않을 거야.

예컨대 감사합니다 라는 말에 땡감 사줄까 홍시 사줄까 같은 농담에는 절대로 웃지 않을 거야.

물론 재밌는 아재개그도 있지. 

놀라운 거품은 언빌리버블, 비실이를 총으로 쏘면 탕!비실 같은 거?

어떤 건 웃기고 어떤 건 짜증나고 그냥 취향의 문제야.

그러니 그냥 웃기면 웃고 웃기지 않으면 웃지 않을 거야. 기계적으로 리액션 하는 버릇을 고칠 거야.

상대가 무안할까봐 웃다가 눈가에 주름만 자글자글 늘었다.

억지로 웃다가 입가가 바들바들 떨린 적도 많아. 왜 그렇게 살았을까.

이제는 나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 거야.

 

외모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거야.

신경을 조금이나마 기울인다면 그건 예뻐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 건강하기 위한 목적이 될 거야.

내가 되고 싶은 외모의 여자 연예인들, 한지민, 신민아, 미란다커, 지지하디드 등.

내가 살을 뺀다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다고 피부 관리를 받는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잖아.

노력한다고 예뻐지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거 이제는 알잖아.

그러니 건강에 초점을 둘 거야.

건강하게 먹고 기계에 기름칠 하듯 적당한 운동을 하며 생기있게 살 거야.

그거면 충분해.

예쁘고 날씬해서 뭐해? 마흔 넘었는데, 건강하면 그만이지.


기분 나쁜 말, 기분 나쁜 눈빛, 기분 나쁜 태도는 거부할 거야.

안 받아. 반사.

누가 똥을 준다고 그 똥을 손으로 받을 거 아니잖아? 그냥 내버려두는 거야.

입으로 똥을 싸건 눈으로 똥을 싸건 싸는 사람의 것으로 내버려두면 그만이야.

받지 않을 거야. 받지 않으면 기분 나쁠 것도 없어.


마을버스를 기다릴 때 누가 새치기를 해도 그냥 넘길 거야.

양보하는 거지, 뭐. 늦게라도 타기만 하면 지각은 아니니까,

좀 서서 가면 어때? 운동하고 좋지.

그런 사소한 건 양보하고 살 거야.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니까,

마을버스는 먼저 타세요. 나는 대신 다른 걸 테이크 하겠습니다.

더 좋은 걸 테이크 하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거야.

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믿을 거야. 남들과 달라도 괜찮잖아.

외제차 없으면 어때, 명품가방 하나 없으면 어때? 인간관계 좀 좁으면 또 어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야.

남들에게 과시하고 우쭐해서 느끼는, 보여주기식 행복은 오래가지 않아.

그런 수준 낮은 행복은 더 이상 추구하지 않기로 한다.

애써 자랑하지 않아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지지받는 느낌, 안정감.

고요한 호수처럼 잔잔하고 호수 물결 위로 반짝반짝 쏟아지는 햇살처럼 나는 그렇게 행복할 거야.

가을 하늘 아래 마음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요가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

출퇴근길 브루노마스와 로제의 아파트를 흥얼거릴 수 있는 여유.

출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터가 있다는 만족감,

퇴근하면 따뜻한 집, 맛있는 저녁식사, 가족들과의 대화, 밤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유튜브와 ott 컨텐츠들.

행복 충만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그러니 나 자체로 행복하고 행복을 과시하는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거야.

SNS를 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나가는 사교 모임이 없어도 친구가 몇 없어도 괜찮잖아?

쇼펜하우어는 사교의 본능은 불행의 반증이랬어.

그러니 나는 나 혼자 행복할 거야.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야. 내가 행복해야 가족들도 행복한 거 아니겠어?

물론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

상처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 

하지만 나는 남에게 피해주거나 상처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일단 믿고 시작할 거야.

너무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소리야. 불안에 덜덜 떨며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지 않겠다는 말이야.


내일도 아니고 이따가도 아니야.

지금부터 그렇게 할 거야.


지금부터 나는 행복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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