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는
오후
그리운 건
지금은 내게 없는 물건이기도
이젠 연이 끊긴 사람이기도
공간이기도
시절이기도
그 공간의 나이기도
그 시절의 나이기도
오늘처럼
엄마이기도
과거의 엄마가 아닌 지금의
엄마 말이지
밥 짓는 소리
간장에 졸여지는 돼지고기 냄새
고맙다, 말하는 낡은 목소리 그리고
내 눈치를 살피는
어색한 미소
언젠가 기어코 나의 가슴을 옥죄고 말
전전긍긍하는
그 갑갑한 표정
엄마의
고맙다, 앞에는 늘
그냥, 이 생략되어 있다
뭘 줘서가 아니라
무얼 해내서가 아니라 그냥
사진으로 남겨도
글로 기록해도
5초만 지나도
생생했던 엄마의 얼굴은
목소리는
살 내음은
겹겹이 시간을 입고 퇴색한다
그러니
5초만 지나도 나는 엄마가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고 만다
마음이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엄마가 곁에 머물러 줄까
그게
과연 언제쯤일까
그녀가 아닌 내가 백발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백발이 된들 그럴 수 있을까
그저 견디는 거겠지
지금처럼
지나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는
오후
흰밥에 돼지고기를 얹어
입이 터지게 우적우적 씹는 나를
엄마가 바라본다
주름진 눈에서
깊이 모를 마음이 티백처럼 우러난다
종일 못 먹고 지쳤던
내 마음의 색을 바꿔놓는다
우리 아기
언제 이렇게 컸니, 저린 눈이 말한다
맛있게 밥만 먹어도
옳지, 해주는 엄마가
5초만 지나도
흘러가고
없다
그러니 나는 늘 엄마가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