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만 지나도

by 윤성

지나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는

오후


그리운 건

지금은 내게 없는 물건이기도

이젠 연이 끊긴 사람이기도

공간이기도

시절이기도

그 공간의 나이기도

그 시절의 나이기도


오늘처럼

엄마이기도

과거의 엄마가 아닌 지금의

엄마 말이지


밥 짓는 소리

간장에 졸여지는 돼지고기 냄새

고맙다, 말하는 낡은 목소리 그리고

내 눈치를 살피는

어색한 미소

언젠가 기어코 나의 가슴을 옥죄고 말

전전긍긍하는

그 갑갑한 표정


엄마의

고맙다, 앞에는 늘

그냥, 이 생략되어 있다

뭘 줘서가 아니라

무얼 해내서가 아니라 그냥


사진으로 남겨도

글로 기록해도

5초만 지나도


생생했던 엄마의 얼굴은

목소리는

살 내음은

겹겹이 시간을 입고 퇴색한다

그러니

5초만 지나도 나는 엄마가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고 만다


마음이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엄마가 곁에 머물러 줄까

그게

과연 언제쯤일까

그녀가 아닌 내가 백발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백발이 된들 그럴 수 있을까

그저 견디는 거겠지

지금처럼


지나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는

오후


흰밥에 돼지고기를 얹어

입이 터지게 우적우적 씹는 나를

엄마가 바라본다


주름진 눈에서

깊이 모를 마음이 티백처럼 우러난다

종일 못 먹고 지쳤던

내 마음의 색을 바꿔놓는다


우리 아기

언제 이렇게 컸니, 저린 눈이 말한다

맛있게 밥만 먹어도

옳지, 해주는 엄마가

5초만 지나도

흘러가고

없다


그러니 나는 늘 엄마가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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