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해”

by 윤성

엄마의 “사랑해” 는

다 커버린 나를 가뿐히 안아

갈라진 담벼락이 보이던 마루로

데려간다


조금 자는 게 어때?


살냄새 나는 무릎을 내어주고

눈물이 날 만큼 포근한 이불을 덮어

날 재운다


엄마의 “사랑해” 는

무거운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보다

고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길보다

어색해서

어김없이 내 마음을 저미고 만다


후회하지 않으려 내게 그리 말하는 것만 같아서

내일이면 어디론가 사라질 것만 같아서


오늘도 운전 중 걸려온 전화를 끊으며

“사랑해”

엄마의 목소리로

어느새 마루에 누워

늙고 갈라진 담벼락을 바라보는 나


살냄새 나는 무릎이

눈물이 날 만큼 포근한 이불의 촉감이

날 토닥이는 손길이

또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길이

사무치게

그리운 오후의 차 안


다시 운전을 하며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의 “사랑해” 를 먹고 사는 내가

아직 다 자라지 않았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다 커버리지 않았기에

엄마의 “사랑해” 는 살찐 나를 그만치 가뿐히 안아

늙고 갈라진 담벼락이 보이던

마루로

데려갈 수 있나보다


엄마의 “사랑해” 는

그녀의 눈빛보다도 손길보다도 어색해서

그녀도 나처럼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고 어색하단 걸 일깨워서

오늘도

다 자라지 못한 내 마음을 저미고


그럼에도 다시 운전하게 한다

다시


살게 한다


앞으로 몇 개나 남았을까?

어색한 목소리로

애써 표현하는 엄마의 “사랑해” 는


엄마의 엄마에겐

평생 하지 못했다는 엄마의 애틋한 “사랑해”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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