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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Jul 17. 2024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혼

네 번째 이야기

상간남의 대답은 “네 맞습니다”


6월23일은 결혼 기념일이다.

내가 정말 바보같고 멍청했는지 아님 진심으로 모든걸 믿었는지 참 아이러니하다.

모든걸 맞춰주려했던 나, 그걸 이용했던 전 와이프.

설마했는데 설마였다.


전 와이프는 몇 주전부터 혼자 바람쐬고 싶고 여행을 다녀오고싶다고 했다. 연애 때부터 혼자 영화보는걸 즐겨했기에 믿어 의심치 않고 보내줬다. 아이들 키우는게 힘들고 지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때도 있으니까.


여행을 보내준 날, 소름이 돋았던건 둘째 낮잠을 재우는데 꿈을 꿧다.

모르는 이성과 여행가는 꿈.

그게 현실이였다는게 더더욱 소름이 돋는다.

악몽에서 깨어나 전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는데 바로 받지 않고 몇번 해야 받았다.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아니 안좋을 수 밖에.

그 후 애기들 놀아주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여행에서 돌아온 후 꺼림직한 부분을 집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그저 싸우기 싫어서 잘 다녀왔냐고 말하고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했다.


전 편에 이어 본론으로 가자.


평소 밤 아홉시 이후에 나간건 전부 상간남을 만나러 갔던걸로만 의심이 된다.

그리고 영화를 본다고 하는 사람이 패션에 신경쓰고, 영화 시간이 8:45분이라고 좀 빨리 와달라고 했던 부분이 너무나 수상했다. 혼자 영화보는데 시간표가 그렇게 중요한가?


사건 현장 당일 모든 증거 자료를 남겨놓은건 “신의 한수”였다.

상간남은 모든걸 인정하고 사죄를 빌었다.

상간남과 합의하기 위해 그의 모든 가족들 연락처를 내 손안에 넣었다.

상간남은 직장(천안에 있는 xx수영장)과 가족들에게 폭로하는걸 두려워 했다.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합의금 (금액은 말하지 않겠다)

2. 전 와이프와 앞으로 연락하지 않을것.

3. 만약 연락이 와도 나에게 무조건 다 말할것.

4. 상간남 가족에게 누설하지 않을것.


상간남은 직장과 부모에게 얘기하는게 두려워서 안면골절 전치 8주가 나와도 합의를 했다.

그 후 어이 없는 일이 일어났다.


설마 했는데, 사건 이후 2주뒤 전와이프가 상간남에게 연락을 했던 것이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1번 = 전와이프, 2번 = 상간남)

1 : xx아 연락좀 받아줘 할말이 있어.

2. 상대방과 합의했으므로 앞으로 이 일에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다.


상간남은 나에게 캡쳐본까지 찍어서 보내줬다.

전 와이프에 대해 더욱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이였다.

너무나 치졸하고 찢어 죽ㅇ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침착하게 대응 했다.


무슨 의미였을까?

내가 상간남과 합의를 안했다면, 둘이 손잡고 역고소를 했을 거라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다. 간통죄 폐지가 무서운거라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둘이 손잡고 그냥 집에 물건 놓고와서 들렸다라고 거짓 진술을 하면 내가 당할 수도 있었을거란 말이다.

사건당시, 당황해서 증거자료까지 남기지 않았다면...?


민사소송을 걸었어야됬겠지..?

여튼 상간남은 나의 편으로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나의 편이라는것도 참 어처구니가 없지만 말이다..

상간남과의 용건은 그냥 깔끔하게 끝났다.


이제 남은건 전와이프가 고소한 전치4주 상해 사건.. 그리고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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