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프로 Jul 21. 2024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혼

다섯 번째 이야기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혼은 명백한 증거자료가 있기에 금방 끝날거라 생각했다.

사건 당일 기준 5개월 후 이혼조정일에 법정 재판까지 가지 않고 합의로 금방 끝났다.


이혼 과정에서 재밌는 일(어이없는, 황당한)을 작성한다.

사건 다음 날 치료를 받고 장모와 처남 그리고 전 와이프가 경찰과 함께 옷을 챙기러 집에 왔다.

얼굴은 만신창이니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나는 아이들과 집에서 아무렇지 않은척 힘들게 놀아주고 있었다.

갑자기 엄마가 아침에 없다가 할머니랑 삼촌이랑 나타나니까 분명 이상한 짐작 했을것이다.


여기서 장모가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장모가 마스크를 벗기면서 다친 얼굴을 보여주라 했다.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 경찰은 와이프가 외도 했다는걸 알고 있었다.

그때 경찰 왈: 도대체 뭐하시는거에요?


아이들은 얼굴을 보자마자 놀랬다. 바로 내가 낚아채 아무렇지 않은척 웃으며 놀아주었다.

그리고 3명(전와이프, 장모, 처남)은 안방에 들어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경찰이 두명 이였는데 거실에 그냥 앉아 있었다.


설마했다. 신경도 못썼다.

그 3명을 보낸 후 안방을 뒤져보니 어이가 없었다.

안방에 있는 통장, 아이들 돌반지 약 30돈?을 전부 챙겼다.

박사 학위를 받으려 아둥바둥 공부하며, 월 500-700을 벌었다. 용돈 약50만원(담배값, 경조사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전 와이프에게 맡겼다. 그게 당연했었다.


다행이도 남은건 부모님이 지원해주신 전세 아파트, 그리고아이들 밖에 없었다.

매일 밤 눈물을 흘리며 다짐했다. 누가 죽나 해보자라고.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그쪽 부모도 참; 자기 딸이 외도를 했음에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자기 딸이 다친것만 보였나보다.


그 후 2주가 지나고 간간히 전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미안하다고 둘이 얘기좀 하자고. 각자 부모는 모르게 둘이 얘기 좀 하자고(이미 사건부터 조졌는데 말이다). 무슨 의미 일까..?

그리고 자기 짐을 더 가져가야된다고 집을 들려야 된다고 했다. 나는 너 옷 전부 불태워 버릴거니 알아서 하라했다.

연락 후 다음 날 내가 없을 시간에 집에 처남과 함께 들이 닥쳤다.


나는 집 앞에서 일을 했고, 점심시간이라 집 주변 5분거리에 있었다. 집에 쳐들어온걸 어떻게 알았냐? 그 전날 짐가지러 온다했을때 그 년은 도라이라는걸 알기에 아이들 홈캠(cctv)를 안방에 설치해 놓았다.

움직임이 감지 되니 바로 알림이 떴다.

경찰을 불렀다. 나, 친동생, 부모님 전부 지금 당장 집으로 가라 그랬다. 처남 차를 타고 와서 그 차도 못나가게 포획했다.


정말 심장 떨렸다.

부모님과 동생이 먼저 1분차이로 먼저 집에 가있었다.

나는 집에 들어가면서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으면 도둑을 잡은거 마냥(비꼬고싶었는지도 모름) 박수치며 아이고 외도 한 년이 집에 몰래 들어와서 짐을 챙겨가는건 무슨 심보냐? 라고 하며 들어갔다.


대꾸도 안하고 그저 짐을 챙긴다 ㅋㅋ

어이가 없다. 울면서 짐을 챙긴다 ㅋㅋ

애들 돌반지, 통장 어딧냐? 라면서 짐을 그대로 다시 엎었다.

아무 얘기 안한다. 전와이프가 외도하는것도 모르고 광교 갤러리 가서 구찌빽 신상 사준거까지 챙겼다. 재밌었다.

이 ㅅㅂㄴ이 돈되는건 다 챙기네?


뺐을건 뺐었다.

경찰이 보내라 해서 보냈다. 근데 집 비번을 바꿨는데 어떨게 집에 들어 왔을까? 열쇠공을 불러 자기집이니 열어달라고 했더라. 다시 생각해보니 ㅈㄴ 어이가없다

글 말투가 급변하는건 이해 부탁드립니다(그때 감정이 너무 이입된다).


또 다른 재밌는 사건은 다음화에 작성하겠다.

여튼 이혼은 나름 순조롭게 끝났다. 아가들은 내가 모두 키우기로 했다. 그리고 합의금과 양육비를 매달 지급하기로 결정됬다.

아이들과 전와이프가 만나는 면접교섭은 한달에 2번 해주기로 했다.

이로써, 쇠사슬 하나를 풀은 기분이 들었다.


속이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일상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면접교섭때마다 마주쳐야하고 어쩔 수 없이 연락을 해야 한다는게 너무나 지옥 같았다.

언제 몇시에 어디로 오는지, 양육비에 관련된 연락만 주고 받았다.


아이들은 엄마랑 시간을 보내고 올때 신나해서 마음이 아팠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건지 짜증도 났다.

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을까 평생 의문이 든다.

지난 일, 다시 생각하면 나만 머리 아프다.


이혼 숙제는 막이 내렸다.

이제 남은건 하나, 전 와이프가 고소 한 전치4주 상해사건.

이전 04화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