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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Luna Sep 05. 2022

앞서지는 못해도 뒤처지고 싶지는 않아

공무원의 승진


공무원에게 승진이란


열심히 일하는 만큼 보상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연공서열 문화가 강하고 급여의 경직성도 강하여 보상이 충분하다고 느끼기 어렵다. 그나마 가장 큰 보상은 승진이다.


승진하려면 일은 힘들어도 인정받고 보상도 충분한 요직으로 가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불행한 건 일은 일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보상도 없는 곳이다. 기왕 고생하는 거면 확실한 보상이 있는 보직으로 가면 당연히 좋을 터다. 그래서 업무 실력 외에도 평판 관리, 인맥관리도 열심히 인 듯하다.


관운도 필요하다. 결원이 발생해야만 승진 자리가 나기 때문이다. 누구는 격무부서에서 2년을 일해도 승진 자리가 안 나고, 누구는 6개월 일하고 바로 승진 자리가 다.


동기나 직원들하고 대화하면 인사와 승진 이야기를 하 된다. 승진 서열부 뒷순위가 앞순위를 제치거나, 동기들보다 빠르게 승진하면 뒷말이 계속 나온다. 길게 보면 남들 할 때 같이 승진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연공서열 문화가 굳건한 조직의 안정성 측면에서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 전체 실력과 성장 측면에서는 옳은 걸까?


어쨌든 교육청 동기 중 승진에 뜻이 있는 친구들은 교육청 본청에 지원하여 들어가기 시작했고, 가정을 중시한 친구들은 임신과 출산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대학교로 전입을 와서 소속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도 남들처럼 하나를 선택해야 하나, 선택의 기로에 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뒤처지고 싶지는 않아


항상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열심히 하다 보면 알아준다고 생각해왔다. 다시 말하면 나는 정치력이 부족하고 업무성과를 어필하는 것이 어색하다. 00고등학교 모임, 00대학교 모임, 00지역 모임과 같은 사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고, 사내 동아리에도 활동하지 않았다.


업무를 가장 많이 하고 있고, 차석 업무를 맡고 있는데도, 연공서열로 승진이 결정되는 게 참 이상했다. ‘아 나는 정치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은 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승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앞서지는 못해도 뒤처지고 싶지 않았다. 대학교는 대학본부에서 근무해야 근무성적평정을 잘 받고 승진에 유리하다. (단, 본부 내에서도 업무량과 업무 난이도와 별개로 근평에 유리한 곳, 불리한 곳이 있다.)


마침 대학본부에서, 힘든 자리이지만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로 발령이 났다. 감사하게도 ‘발탁인사’라고 했다. 정말 묵묵히 일하면 알아봐 주는 건가 싶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업무는 힘들었지만, 업무적으로 크게 성장한 시기였다. 상사들이 믿어주신 덕에 업무도 원활히 해내면서 문제점도 개선하였다. 승진도 적절한 시기에 하였다.


업무 적응이 끝나자 늘 그래왔듯.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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