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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별바라기 Apr 03. 2024

스펙을 뛰어넘는 첫인상 만드는 법

자기주도 대화법 : 3. 브랜딩의 기술

아들이 아기이던 시절에는 항상 출근해야 했기에 육아도우미가 필요했다. 1년간  아들을 돌봐주던 육아도우미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서 다른 사람을 찾아야 했다. 면접을 여러 차례 봤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3주 동안 출근을 못해서 애가 탔지만 어린 아들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었다. 그때 한 명이 면접을 보러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데 지금도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수줍은 듯 친절함을 담은 미소, 아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진심 어린 인사말에서 신뢰감이 전해졌다. 육아도우미 경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면접 합격’을 결정할 이유는 충분했다. 1년 넘게 아들을 완벽하게 돌봐주었고, 이후에 경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좋은 회사에 취업까지 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녀의 첫인상이라면 어디라도 환영할 것이기에 놀랍지도 않았다.



말하기 코칭을 하다 보면 의외로 사람들이 자신의 첫인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첫인상이 좋은데 자신이 몰라서 그 효과를 활용하지 못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 

왜 사람들이 자기 첫인상을 잘 모를까? 사람들은 자기 행동이나 태도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종종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말할 때 몸짓을 많이 사용하거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면 낯선 사람들에게는 쉽게 눈에 띄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다. 반면, 친한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또 타인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에 대한 기대치도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에는 첫인상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력을 쌓일수록 그 중요성을 잊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첫인상이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첫인상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성인이 되어서 취업이나 이직을 할 때, 사업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뿐 아니라 사적인 모임에서도 꽤 많은 혜택을 누렸다. 

뉴질랜드에 잠시 머물 때였다. 한 어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을 벌면서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한국인에게는 좋은 조건이었다. 영어를 잘 못했던 터라 자신이 없었지만 면접을 봤고 그 자리에서 합격했다. 상황이 바뀌어서 내가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자리가 아까워서 내 지인을 소개했다. 나보다 영어 실력도 더 뛰어났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인이었다. 그런데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유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첫인상 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첫인상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다. 첫인상은 0.1초 만에 결정된다, 첫인상으로 생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등이다. ‘좋은 첫인상이 항상 좋은 기회를 얻는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첫인상이 정말 중요한 순간이 있다.



일과 일상에서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좋은 첫인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미소이다. 

미소는 첫인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소 짓는 표정이 유독 예쁘거나 멋진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당연히 더 이득이다. 하지만 미소 짓는 입꼬리가 예쁘지 않는다고 해서 미소가 힘을 잃지는 않는다. 미소를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가 힘을 발휘한다. 모든 미소는 아름답다. 하지만 미소의 힘을 제대로 발휘시키는 사람은 따로 있다. 평소 자주 미소를 지어서 미소가 자연스럽고 표정이 밝은 사람이다. 


두 번째는 인사이다.

인사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인사의 중요성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지만 정작 그 중요성을 일상에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뜻하고 친절한 인사는 상대방에게 자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말해 준다. 반면, 형식적이거나 무관심한 인사는 상대방에게 자신이 무례한 사람일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세 번째는 시선이다.

시선은 상대방에게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비언어 신호이다. 좋은 시선은 상대방에게 그들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한다. 반면, 불안정한 시선은 대화에 집중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준다. 대화 중에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그들의 말에 집중해야 한다.  



미소, 인사, 시선 외에도 몸짓, 표정, 손짓, 옷차림 등 비언어 신호가 첫인상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기 첫인상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첫인상의 특징,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기 바란다. 첫인상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 미소 짓는 연습을 해야 할지, 밝게 인사하는 연습을 해야 할지, 눈맞춤을 연습해야 할지 파악하고, 첫인상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하고 하나씩 실행해 보기 바란다. 



좋은 첫인상은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혜택을 가져온다. 20대에는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해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된다. 30대에는 인맥을 확장하고, 직장 내 승진이나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얻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일과 만남의 문이 활짝 열린다. 40대에는 전문가로서 신뢰를 구축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넓혀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0대 이후의 좋은 첫인상은 지혜롭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기회가 되고, 개인의 삶에 깊은 의미와 만족감을 가져온다.



내 인생에서 첫인상은 삶에서 주요한 서사의 첫 문장과 같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첫 문장은 대단한 마법을 부렸다. 경력면에서는 내가 가진 스펙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고, 개인적인 만남에서는 사람들의 호의를 받았다.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은 개인의 브랜딩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좋은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첫인상이 좋은 다양한 사람들을 보아왔지만, 첫인상만 좋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앞서 소개한 육아도우미가 첫인상만 좋았다면 이토록 강렬하게 남았을까? 좋은 첫인상에 머금 가는 업무 역량과 책임감, 인성도 동반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나 첫인상이 어땠어?

최근에 알게 된 친구도 좋고, 오래된 동료도 좋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물어도 좋다. 뜬금없는 질문이라 갑자기 대답을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받은 숙제라고 말하고 꼭 들어 보자. 자기 첫인상의 특징, 장점과 단점을 쭉 나열하고, 첫인상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자. 남은 평생 동안 좋은 첫인상이 주는 풍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면 노력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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