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건물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수 백명의 군중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거나 뛰어가거나 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알까, 자신들이 종국에는 어디로 가는지? 그들은 알까... 자신들의 시작과 끝을. 이것은 마치 놀이터 흙더미에서 수많은개미를 관찰했을 때의 느낌과 흡사했다. 난 그 놈들의 뒤를 따라가 보기도 했고 겁도 주고 그들이 가는 방향 앞에 돌덩이를 놓아 방해도 했었다. 개미들을 바라보는 나처럼... 누군가 우리 인간 군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
회복 중인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산책 겸 모시고 왔다. 병원 옥상을 작은 정원처럼 꾸며 놓아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담소를 나누고 음료수도 마시고 할 수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엄마... 나 수녀님이 되고 싶어!"
"... 뭐???"
" 수술 부위 터질 수 있으니 놀라지말고 들어. 오랫동안 신중하게 생각했어. 난 더 이상 이 속세에 미련이 없어. 엄마, 결혼하고 자식 낳고 돈 벌고 살면 뭐 해? 결국 우리 다 죽는 걸. 허무해... 남은 인생은... 신이 있다면 그를 만나고 싶어. 그에게 다가가고 기도하고 영원에 대해 공부하면서 고아와 불쌍한 사람들에게헌신하면서 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