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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Mar 08. 2024

38화: 시어머니는 비~바! 라스베이거스~

며느리는 거리에 나앉음

(32화에 이어서)



나는 결혼해서 10년간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개인 사업자로 매장을 운영하다 법인을 설립했고 본격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는데 대략 3년 후부터 고난이 찾아왔다. 내부적,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 일단 난 사업과 일에 전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신정상이 아니었다.


5년 전...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뛰어 왔는지, 결혼은 왜 했는지, 애는 어쩌자고 둘이나 낳았을까, 20년 가까이 회사를 잘 다니던 남편을 설득해 같이 사업하자고 했을까, 이혼 하냐, 마냐 매일 싸고 있는데 시아버지는 나에게 시어머니를 당신이 직접 책임지고 케어할 테니 제발 이혼만은 하지 말라고 우리 부부를 설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어머니 명의로 계약한 우리가 살고 있던 아파트 전세가 또 문제였다. 소유주의 신상에 변화가 생겨 더 이상 재계약을 못 해준다는 것이었는데 시간이라도 벌었으면 좋으련만... 시어머니와 소유주가 매일 전화로 설전을 벌이다 결국 전셋집도 못 구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재계약 거부'라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었다.


마침 우리 지역이 학군 지여서 아파트 전세가가 천정부지로 두 배 이상 치솟았고 우리는 더 이상의 대출을 받을 수 없 신용 상태였다. 당시 보증금 가지고는 좀 더 지방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건 남쪽이고 북쪽이고 간에 집을 알아볼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전셋집 보증금 가지고 우리 동네에서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


동시에  남편은 지병이던  디스크가 악화돼  드러눕다시피 쓰러져 버렸고 그렇다고 난 일을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경영상 매장 직원들을 반 정도 내보내고 내가 직접 일을 고 있었고 갑자기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터지다 보니  트레스를 받아 까지 대상포진에 이어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까지 오는 바람에  집을 알아보기는커녕 아침에 제대로 눈이나 떠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좁고 좋지 않은 조건의 집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도 싫었다.



게다가 본디 내향적 성품의 남편은 사업하면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공황장애 증상으로 타인과 전화통화 조차 하기 어려워했고 불면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난 결국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기간 동안 원룸이나 투룸을 구해 단기로 살기로 했다. 여행용 가방에 칫솔, 옷 한 두 벌 같은 정말로 필요한 것만 챙기고 그  외 모든 이삿짐센터에서 운영하는 창고에 일단 맡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집 주변에는 원룸도 귀해서 아무리 뒤져도 없어 아이들 학교에서  정거장 떨어진 동네에 그나마 깨끗한 원룸을 얻게 되었다. 그 원룸에서 여섯 식구가 갑자기 살게 된 것이었다.


난 이렇게 사는 게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해 도록이면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했으나 술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도저히 견디기 힘든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한겨울에 네 정거장 되는 거리를 자기들끼리 걸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시부모님과 남편이 있었지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룸으로 이사하한 달 전쯤, 시어머니가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우는 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 얘들아... 흑흑흑... 집이 이렇게까지 가세가 기우니 우리가 낙심이 되지만 다 같이... 그래도... 흑흑흑... 힘을 내 보자... 난 늘... 기 한다... 너희들을 위해서.... 사업이 다시 회복되기를... 너희들 건강이 치유될 수 있도록... 흑흑흑... 앗, 참! 그리고 너희 미국 이모(시어머니 친여동생)가 나보고 몸도 아픈데 와서 미국에 와서 요양 좀 하라고 비행기 티켓을 보내왔더라고... 흑흑흑...  이모가 미시간주에서 '라스베이거'이사했더라고... 잘... 다녀올... 게... 흑흑흑... 이사에 도움 못 돼서 미안하다..."


난 내 귀를 의심했다.


'요즘 스트레스로 환청이 들리나...? 지금 어디를 가신다고요?'


예전에  아기가 구토할 때 어디론가 도망을 갔던 시어머니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 라스베이거스로 오니까 희한하게 허리가 안 아프네?"



"시어머니가 눈에 안 보이면 편하고 좋긴 한데 너무 좋은 데 가는 거 아니야?...'라스베이거스'라니... 이사도 못 가게 생겼는데... 이 와중에  '라스베이거스'로 간다고???  "



https:// youtu.be/7 ihOQNPKG1 A?si=EL4 rFYbaX7 jznKcO

비바 라스베가스 -엘비스 프레슬리


비~바!  비~바! 라스베이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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