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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빵소식 Mar 31. 2024

귀 얇은 이의 제목 정하기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작가도전기 22화

나의 바람을 담아 출판의 바다로 보내는 물병 편지(출간기획서)는 

이미 바다 위에서 출렁이고 있는 셀 수 없는 다른 편지들과 함께

어느 누군가(출판사)의 눈에 띄어 읽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병을 고르는 출판사는 나름대로의 직감을 가지고 병을 고른다고 한다. 

직감을 자극하는 첫 번째 요소는 제목일 것이다. 

원고 제목은 투고 이메일을 보낼 때 제일 먼저 읽히게 되는 내 글에 대한

가장 첫 소개글일 것이다. 그러니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 그럼 귀 얇은 나의 원고 제목 변천사를 함 살펴보자. 


가장 먼저 정한 것은 '술술 풀리는 지식재산'이다. 어떤가?

그럴싸하지 않은가? 나만 그럴 수 있다. ㅋㅋ 한번 생각해서 좋다고 느끼면 머릿속에 쇠뇌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투고를 총 3번에 걸쳐 보냈다. 1번째는 10군데, 2번째는 20군데, 3번째는 30군데 정도였다. 

1번째 투고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 세계를 모르는 초보가 일반적으로 할만한 행동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하나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출판순위 10위권 출판사에게 보낸 것이다. ^^ 뭐 나름 좋은 경험이었다. 


1번째 투고 후 평소 친한 책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에게 슬쩍 제목을 들이밀어 본다. 

'지식재산요? ㅋㅋ 특허도 어려운데.. 지식재산은 누가 관심을 가질까요? 제목은 무조건 쉬워야 해요.'

나는 귀가 얇다. 귀가 얇은 게 좋을 때도 있다. 뭔가를 바꿀자세를 지녔다는 것이니 ^^


2번째 투고를 시작한다. 그 제목은 무지 쉽게 '특허야 ~ 나랑 친구 할래?'로 정했다. 

그리고, 출판순위 10위 ~ 30위권 출판사에 메일을 보낸다. 

이 정도의 출판사는 굳이 장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기도 했다. 

결과는 역시 좋지 않다. 관심을 보일랑 말랑 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반응은 별로다. 


다시 고민을 하다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는 타겟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자 이제 3번째 투고다. 제목은 '이공계 학생, 공대생, 연구자, 경영자가 꼭 한번 읽어야 할 특허이야기'로 정했다. 진짜 인구의 절반은 될 만큼의 사람들을 타겟팅했고 읽어야 한다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보았다. 

거기에 또 한 가지 제일 이목을 끌만한 챕터를 맨 앞으로 전진 배치한다.

   이번 투고 대상은 나름 신중하게 정하기 위해 서점을 방문하여  나의 감으로 맘에 드는 출판사를 찾아 정리한다. 이렇게 정리된 30개 출판사에게 메일을 보낸다. 


결과가 어땠을까? 성공이다. 반응이 괜찮았다. 적극적으로 의향을 전하는 출판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더 이상의 투고는 없이 원하는 출판사와 출판계약에 성공한다. 


3번째 투고는 뭐가 달랐을까? 나도 잘 모른다. 단지 귀 얇은 내가 제목도 바꾸고 본문 배치도 바꾸고 좀 더 가능성 있는 대상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뿐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나도 정답을 모르니..


마지막으로 나의 최종 출간 책 제목은 '나의 첫 특허수업'이다. 결과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이것은 출판사의 감과 경험이다. 나는 그것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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