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build it, he will come

AI시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by 손동진

영화 "Field of Dreams"에서 레이 킨셀라가 밭을 갈아엎고 야구장을 짓는 장면은,

타인 땅에 얹혀사는 전세를 버리고 ‘내 집’을 짓는 감각과 똑같다.

당장은 수익도 없고 빚만 쌓이지만, “If you build it, he will come” 한마디에 올인한다.

결국 사람들은 진짜로 찾아오고, 꿈은 자산으로 바뀐다.


기술도, 사람도 없는 내가 자체적으로 도메인 LLM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다들 의아하다고 했다.

“GPT가 하루가 멀다하고 업그레이드 되는데, 왜 그 고생을 자처해?”

하지만 내 생각은 심플했다.

초기에는 전세가 효율적이지만, 결국엔 집을 사야하는 이치라고나 할까.


처음엔 GPT API 쓰면서, “이 정도야 뭐” 했다.

근데 사용자가 점점 늘어나고 무상 프로모션이 지속되면서

월 단위로 보니까 금액이 미쳐가더라.

AI에 관해서만큼은 우리 팀은 스타트업이다. 피같은 돈이다.

LLM 직접 돌리면 더 많은 유저한테 trial을 뿌릴 수 있다.

유저 피드백 없으면 못 크는 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바닥에선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끝인데

API 호출 딜레이 한 번이면 수억짜리 기회가 날아간다.


이건 표면적인 이유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LLM을 직접 만든다는 건

“우리가 어떤 조직인가”를 말해주는 일이었다.

남의 기술 빌려 쓰면 혁신이 어렵다. Disruption에 한계가 있다.

근데 우리가 만든 LLM이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리 데이터, 우리 팀, 우리 노하우로 만든 거다.

그건 그냥 기술이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이다.

“이 다음은 뭐지?” “이 모델로 다른 산업도 바꿔볼까?”

이런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나에게 LLM은 전략과 철학의 문제였다.


나는 기술쟁이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만든 기술이 우리 조직의 근육이 되는 건 봤다.

광고 만들 때 브리프부터 크리에이티브까지 LLM이 관여하면

속도가 다르고 실수가 준다.

경험 많은 사람의 ‘감’이, 데이터로 전수된다.

그래서 결국, 이건 사람 이야기다

모델을 만든 건 기계가 아니다.

밤샘하면서 데이터 정리하던 기획자,

하이퍼파라미터 튜닝하다 멘붕 온 엔지니어,

정답 없는 문장 수천 개를 라벨링한 에디터들.

그 사람들이 만든 거다.

나는 그 현장 옆에서, 같이 눈 부릅뜨고 있었다.


나는 도메인 LLM, 이게 진짜 산업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소버린 AI 전략, 파운데이션 모델, 중요하고 필요하다.

근데 나는 현장에서 더 많이 느낀다.

AI가 나라를 바꾸기 전에 한 조직의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을.

진짜 체감은, 산업 현장에 도메인 LLM이 들어올 때 시작된다.

다른 말로 그게 민생의 문제이고,

그게 우리 회사의 목숨줄 이였고,

그게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