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처럼 하면, 평생 남 밑에서 산다
영화 <인턴>의 벤의 출근 날 장면이다.
벤은 안내받은 자리보다 먼저 회사 구석구석을 훑는다.
복사기에 잔뜩 쌓인 종이를 정리하고, 책상 위 케이블을 묶는다.
로비에 쌓인 택배 박스를 직접 옮겨 놓는다.
아무도 시킨 적이 없다.
직책은 ‘인턴’이지만, 태도는 ‘오너’다.
나중에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그걸 본다.
“왜 그걸 직접 하셨어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니까요.”
간단한 대사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 모든 게 들어 있다.
‘이건 내 일이냐, 아니냐’는 직함이 아니라 태도가 정한다.
그리고 이건, 중소기업에서 훨씬 빨리 배울 수 있다.
대기업에서 8년, 중소기업을 16년 운영하며 깨달았다.
남의 일처럼 일하는 사람은, 남의 인생을 산다는 것을 말이다.
보고 듣는 건 내 일의 일부분, 거대한 톱니 중 한 칸이다.
대기업에선 이름 없는 톱니바퀴로 사라지고,
그러다 밀려나 옮겨 탄 중소기업에선 ‘쓸모없는 비용’으로 잘린다.
대기업에서는 심지어 정년이 될 때 까지도
내가 다니는 회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에 중소기업에선 확연히 다르다.
사장의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순간을 눈앞에서 본다.
고객과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보려고 하면 보인다.
대기업에서는, 5년을 굴러도 회사 전체 그림을 못 그리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첫 주부터 돈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매출을 만들고, 마진을 어떻게 조정하고, 어디서 새고,
어떤 결정이 비용을 줄이는지 전부 다 보인다.
그리고 이 그림을 자기 일처럼 붙잡는 사람은 정말 빨리 성장한다.
하지만, 남의 일처럼 하면 30년을 근무해도 아무것도 안 보인다.
‘내 일’로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회사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창업 초기에 계약직 한 명이 있었다.
업무 뿐 아니라 회사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이거 우리 얼마에 팔아요?”
“이 고객은 왜 계속 사요?”
회의 끝나면 메모를 뒤적이며 고객의 패턴을 분석했다.
행사 전날이면 자진해서 남았다.
“고객 반응이 내 일에 바로 영향을 주잖아요.”
말은 가볍게 했지만, 눈빛은 무거웠다.
그 덕에 3개월 만에 정규직 전환.
2년 만에 회사 주력 매출 절반에 기여했다.
3년 후, 독립. 첫 고객은 예전 회사에서 만든 인맥이었다.
사업 첫해부터 흑자였다.
직장에서 남의 일은 없다.
내가 하는 순간, 거기엔 내 이름이 박힌다.
대기업 월급쟁이라면, 일부러라도 작은 기업을 경험해봐야 한다.
중소기업 직원이라면, 정신 차리고 ‘오너십’을 장착해야 한다.
만약 첫 직장이 중소기업이라면,
이 곳은 당신이 사업가가 되는 가장 빠른 훈련장이다.
일을 남의 일처럼 흘려보내면, 평생 남 밑에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