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impression(인상)이고 그 인상의 전제는 또 다른 impression(노출)이다.
브랜드가 만드는 ‘인상’은 한 번의 광고나 매력적인 카피로 형성되지 않는다. 그 인상은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쌓인다. 동일한 메시지, 톤 앤 매너, 애티튜드를 꾸준히 전달할 때 비로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브랜드가 자리 잡는다.
브랜드란 무엇일까?
우리는 평소 습관처럼 ‘브랜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다. 브랜드라는 말이 원래의 뜻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사전적 정의는 판매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 상대와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 용어, 디자인, 심볼 또는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이다.
그러나 브랜드라는 개념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더 이상 이름이나 디자인 같은 요소만으로 브랜드를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브랜드가 보여주는 애티튜드와 메시지까지도 그 일부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브랜딩은 무엇일까?
브랜딩(Branding)은 말 그대로 브랜드(Brand)를 만들어가는 과정(-ing)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브랜딩의 핵심이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핵심 메시지나 애티튜드가 바뀌면 브랜드의 이미지도 흔들린다. 하나의 브랜드가 상황에 따라 메시지를 바꾸고, 표현 방식을 바꾸면 사람들은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혼란은 곧 신뢰의 부재로 이어진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메리어트는 100년 넘게 ’ 환대(hospitality)’라는 핵심 가치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Travel Brilliantly’, ‘Where Can We Take You Today’ 등 슬로건은 바뀌었지만, 항상 ‘세심한 서비스’와 ‘따뜻한 경험’이라는 메시지로 수렴됐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신뢰한다. 동일한 이미지, 동일한 애티튜드, 반복되는 표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브랜드는 신뢰받지 못한다. 신뢰받지 못하는 브랜드는 선택받지 못한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는?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이름, 로고, 컬러, 슬로건, 메시지 톤, 비주얼 등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모든 요소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려면, 개개의 요소가 한 방향을 향해야 한다.
이름은 키치한데 로고는 전문적이고, 문장은 부드러운데 메시지가 공격적이면 브랜드는 일관성을 잃는다. 호주의 Red Rooster를 떠올려 보자. 빨간 수탉을 형상화한 로고부터 “The Aussie Way to Chicken”이라는 슬로건, 매장의 캐주얼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호주스러운 친근함’이라는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반영하고 있다.
브랜드가 일관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감정, 맥락, 익숙함 등의 요소들을 끊임없이 자극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브랜딩 전략
사람은 합리적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감정, 맥락, 익숙함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판단 구조를 설명하는 학문이 행동경제학이다. 브랜딩에서도 이 원리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행동경제학 이론,
브랜딩에서 이렇게 활용하세요!
프레이밍 효과 (Framing Effect)
같은 정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받아들이는 인상이 달라진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어조가 달라지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역시 달라 보인다. 결국 표현의 일관성이 브랜드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브랜딩을 할 때는 어조, 시선, 구조를 일관되게 유지하자.
단순 노출 효과 (Mere Exposure)
동일한 대상을 반복해서 보면, 별다른 이유 없이 호감이 생긴다. 단, 반복 노출로 효과를 보려면, 그 대상이 매번 같아야 한다. 핵심 메시지가 시시각각 변하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반복이 인식을 만들고, 인식은 신뢰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핵심 이미지를 선택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노출하자.
처리 유창성 (Processing Fluency)
브랜드의 어조나 표현 방식이 익숙하고 간결할수록 편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복잡하고 낯선 표현은 브랜드를 어렵게 만든다.
짧고 단순한 구조를 유지하자. 브랜드를 어렵게 만들지 말자.
브랜딩은 한 번에 납득시키는 일이 아니라, 같은 인상을 반복해서 남기는 작업이다.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있어 보이게 말하려 애쓰기보다, 핵심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반복해서 노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고민해 보자. 지금 내 브랜드가 일관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