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지은 인연의 과보(果報)는 피할 수가 없다고 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러 수행자들이 반복해서 강조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피할 수 없다는 인과(因果)에 따른 응보(應報)에
선한 업보(業報)도 포함되어 있음은 진리이며
이것은 소박하게 깨달은 모든 것을 실천하고자
애쓰며 살아내는 우리 같은 평범한 중생들에게는
커다란 위로와 응원이기도 하다.
바보처럼 평생을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서 죽음도 비켜가게 했다는
내 친구들의 말도 믿어 보기로 했다.
이제는 베푼다는 힘도 빼고
나눈다는 아상(我相)도 내려놓고
선업(善業)을 행운으로 돌려받고 싶다는
에고도 비우고
수행 정진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마음으로
인연을 따라 자비를 행하고 운명을 따라
완성의 도(道)에 흘러 들어가고 싶다.
죽음을 체험하고 돌아와 추가되는 시간을
보너스로 받은 나머지 인생은
더 큰 사랑으로 살아보고 싶다.
완성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아
덤으로 주어진 보너스 시간을 정진할 것이다.
내게 시간을 연장해 주신
신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조금 더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신의 커다란 은총에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를 보호해 준 이 세상에 내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돌려주고 가는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사랑이든 배려든 용서든.
나에게
덤으로 주어진 시간의 양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1년쯤 일지 10년쯤 일지 알지 못하며
중요하지도 않다.
또다시 아플 수도 있고
남들보다 훨씬 더 빨리 천국에 갈 수도 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하고
급히 떠날 뻔했는데 기적처럼 돌아온 후
소중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었고,
미처 다 깨닫지 못했던 마음공부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으며,
못 다 쓴 글도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충만한 감동으로 적어보고 있다.
덤으로 주어진 시간의 밀도에
가끔은 가슴이 벅차다.
시간의 경계 너머로
나는 나를 넘어서고 있고
조금 더 자유롭고 평안해졌다.
인생을 돌아보면 비극과 불행과 상처를 포함한
모든 것이 신의 선물이었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주장처럼
완전한 항복과 부단히 놓아버림에 이를 때까지
에고를 불살라 버릴 신의 커다란 계획에
내가 상실이라고 부르는 그것들은
영적인 이정표가 되어준 것이었다.
그래서
인생의 불행을 만났을 때 피해의식이나
부정적인 감정의 소모전으로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가 없는 것같다
그 불행들의 이유를 당장은 다 알 수가 없으나
묵묵히 버티면서 한 삽 또 한 삽을 뜨는 마음으로
상황을 극복해 가면서 크고 작은 비극이 주는
인생의 교훈도 발견하고 동전의 양면처럼
비극 뒤에 숨겨진 선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반드시 영적인 진보가 따르게 되어
전체적인 관점에서 또는 내려다보는 관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나기도 하는데
이는 몰입된 관찰이 통찰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인생의 비극을 만났을 때
상실의 슬픔에만 빠져 지내지 않고
극복하는 것을 수행의 과정으로 삼으면
통찰력과 영성이 비교적 단시간에
어떤 단계를 초월하는 체험할 수 있는것 같다.
큰 불행일수록 그리고 눈물겹게 힘든 극복일수록
큰 자각(自覺)과 큰 선물이 숨겨져 있음은
신의 섭리인 것 같다.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음이 통찰이고
깨달은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나는 지혜라고 배웠다.
몇 생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르지만
이 모든 여정의 궁극의 차원은 데이비드 호킨스가
말한 최고의 경지인 <우리는 하나>라고 여겨지는
깨달음 너머의 세계일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만물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불(不) 이(二)의
상태일 것이다.
이는 예수님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인
“목숨을 바쳐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라고 하신 계명과 같은 맥락이다.
틱낫한 스님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나 아닌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 경지를 표현하셨다.
언제나 설레는 말 영성의 완성!
어느 생애쯤 에서나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런 생각만으로도
가끔씩 가슴에 벅차오르는 희열과 환희에 감동하며
그런 불꽃같은 순간들을 신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만으로 이미 충분한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