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는 남편이 꽃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보다 맥주를 사 오는 것을 더 좋아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기하게 스스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꽃이 점점 좋아졌다.
문득 걸음이 멈춘 곳이 꽃집이면 무엇에 홀린 듯이 이끌려 들어가게 되었다.
올봄에 어쩌다 눈길이 멈춘 꽃집에서 꽃화분 하나를 보았다.
마치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한눈에 반해 버렸다.
쨍하게 활짝 핀 데이지.
생애 최고의 꽃이었다.
꽃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을 한적은 많았지만 그토록 설레고 마음이 일렁거리기는 처음이었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하루에도 여러 번 나도 모르게 숨죽여가며 들여다보았다.
그토록 아름다운 것이 곧 시들 것을 알기에 아쉬워서였다.
아
그래서 수행자들이 죽음이 있기에 삶이 아름답다고 했구나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여 변화와 끝이 있으므로 지금 이 순간이 그토록 소중한 것이다.
데이지 덕분에 무상(無常)함이 덧없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유한하므로 지금 살아있는 생명들에 대한 선의(善意)를 소중히 여겨야 되는 이유임을 한번 더 새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