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자유인 15화

명품열전

by 자유인


이상하게 우리 아파트에는

인간명품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

자리가 좋은가 보다.


같은 라인만해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늘 유쾌하고 다정다감한 분들이 많다.

나도 한동안 친정엄마를 모시고 살았지만

그렇게까지 온전히 친절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내 수준에서는 열심히 살았으므로

죄책감까지 느끼고 싶지는 않다.


맞벌이 부부로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살림을 도맡아 주시던 시어머니가

부부의 월급까지 평생토록 관리했다는 것을

이제와서야 새삼

박장대소하며 이야기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픈 오빠 두 분을

성심으로 돌보신 헌신적인 분도 있다.


앞집 사모님은 존경심 때문에

사모님이라는 말 대신

언니라고 부르는데 10년이나 걸렸다.

아픈 시어머니를 방문하는

친지들이 있는 시간에는 복도에까지

잔잔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오고,

그들을 배웅하는 복도에서 마주치면

도란도란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은 숙연한 기분도 든다.

힘드시지 않느냐고 물으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신다.

늘 조용하고 우아하고 침착하다.


그분들의 멋진 자녀들을 보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평하게 돌아가는

세상 이치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생명에 대한 선의를 지켜가는

좋은 분들과 이웃이 되어 행복하다.

언니들,

존경해요.

저의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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