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심

가족의 부탁으로 점집을 찾은 사람의 경험이다

---

- 너는

미래를 묻기 위해 예언자들을 방문하지 말거라

너에게는 복채를 받지 않겠다

- 이유가 뭔가요

- 고정되어 불변하는 운명은 없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간다

마음을

습관적으로 천심에 가깝게 쓰는 이들은

미래를 궁금해할 이유가 없다

타고난 운명을 서서히 바꾸어가며

행운을 부르기 때문이고

피할 수 없는 고난을

평안히 받아들이는 생명력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고난을 극복하고 난 후에는

더욱 강인하고 지혜로워지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와 같은 존재인 너에게

존경을 표하며 복채를 돌려주고자 하니

봉투를 도로 들고 돌아가서

지금까지 살았던 대로 살면서

다시는 이런 곳에 와서

너의 기운을 흐리게 하지 말고

천심을 단련시키며 사는 사람들이

신의 자녀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 네 알겠습니다

실례지만 그러면 점집은 왜 차리셨나요?

- 나는 욕심과 조급함으로 목마른 존재들에게

듣고 싶은 말을 해주고 먹고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뿌린 적이 없는 것을 바라는 존재들의

어리석음을 구경하는 사람이다

-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려주신 복채는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