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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소풍 12화

무상하므로 소중하다

by 자유인

어제 오후에 헬스를 마치고 온천탕으로 가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가운데

한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었고

누군가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한 팀의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고

잠시 후에 한 팀이 더 왔다

한참 후에 70대로 보이는 여자분은 의식 없이

들것에 실려나갔고 나는 마음이 울렁거려

대충 씻고 나와서 미용실로 가서 샴푸를 했다

그리고

내가 쓰러졌을 때가 떠올라 마음이 조금 산란하여

장보기를 포기하고 남편을 밖에서 만나기로 했다


헬스장에 가는 길에 본 벚꽃은 그냥 아름다웠다

한 사람이 쓰러진 것을 보고 나서 바라보는

벚꽃은 슬프도록 찬란했다

그러했다

끝이 정해져 있기에 모든 것이 소중하고 아름답다

영원히 산다면 인생이 덜 소중하고

벚꽃이 지지 않는다면 아름다움도 덜 할 것이다

잠깐이어서 청춘도 꽃도 아름답고

모두가 끝이 있기에

각자의 인생도 소중하다는 것이

새삼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모르는 분이지만 나에게 일어났던 기적이

그녀에게도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끝을 향해 가고 있는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기


웃으며 즐겁게 살기


사랑하며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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