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환하고 난 이후에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 해에 한 사람씩 가족이 세상을 떠났고
조카들이 결혼을 하고 나면 숙제를 마쳤다는 듯이
언니들이 세상을 떠났다
60세를 일기로 큰 언니는 심장마비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되어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긴 세월 동안 병마와 사고로 인한 후유증세로
큰 고통을 당했던 그녀가
이제는 육신의 고통이 없는 곳에서
먼저 가 계신
부모님도 만나고 작은 언니도 만나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시기를 기도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큰언니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했다
언제나처럼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작은 언니의 마지막 전화는 받았었다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내가
동생들과 조카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다
내가
남편과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다
내가
이웃과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유일한 말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다
내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한마디도
너무 감사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