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간의 기억을 쉽게 이야기 한다고 해서 읽었다. 결론은 난해하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책의 목차는
기억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기억의 규칙
향기의 박물관
우리가 처음 기억하는 것.
생각과 맥락 그리고 기억
과거를 둘러싼 다툼
미래를 내다보는 기억
기억한다는 느낌
이야기로 기억하는 사람
멈추지 않는 공포
할머니의 기억
특별한 부류의 진실. 이다.
기억. 기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오락가락하지 않고 설명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기억은 우리가 원할 때마다 언제나 흔쾌히 소환되는 건은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우리가 항상 갖고 다니고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빈틈없이 감시하는 지속적인 표상이다.
기억은 우리의 마음이 행하는 모든 것을 형성한다. 우리의 지각은 우리가 과거에 처리했던 정보를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의 사고는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저장된 정보에 의지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강조하듯이 기억은 상상력의 밑바탕이 된다.
기억을 물리적 존재로 보는 견해는 오해를 낳기 마련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자전적 기억은 우리가 소유하거나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현재 순간에 현재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지는 정신적 구성물이다. 자전적 기억의 밑바탕이 되는 정보는 정확하게 저장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현재 순간의 요구에 맞게 통합되어야 하며, 매 단계마다 실수와 왜곡이 끼어들 수 있다. 최종 결과물이 아무리 생생하고 그럴듯해 보인다 해도 생생함이 정확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과거에 대한 일관된 야기는 때로는 사실과 일치를 포기하고서만 얻어질 때도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기억은 못 믿을 것이 되기 쉽다. 기억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리 자아의 핵심에 아주 가까이 있는 어떤 ‘진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 강화란 뇌가 정보를 저장하는 토대가 되는 뉴런의 구조적 변화를 말한다. 재응고화란 기억이 활성화될 때마다 분자 수준에서 다시 정비되는 것을 말한다. 손가락을 귀 위에 대고 안쪽으로 5센티미터 들어간다고 상상하면 자전적 기억에 가장 중요한 단일 구조물이 나온다. 오랜 세월 연구를 통해 해마는 기억, 공간 탐색, 불안 같은 다양한 심리적 과정들이 이루어지는 곳을 확인되었다. 바다에 사는 해마처럼 곡선 모양으로 휘어진 해마는 내측 측두엽에 있는 기억 회로 네트워크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좌반구와 우반구에 해마가 하나씩 있다. 해마는 옆에 있는 피질 부위와 밀접한 관계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부위는 기억과 관련되는 부위들의 더 큰 네트워크로 확장된다.
기억의 정치적 차원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은 사법 체계와 관련되는 대목이다. 목격자 증언에 지나치게 의지하여 일어난 오심 판결은 아주 꼼꼼하게 서류로 정리되어 있는데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새로운 기억의 과학은 기억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가망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트라우마 기억을 지우는 약이 있다면 복용하겠는지 물었다. 80%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과학기술 남용의 가능성을 포함하여 기억 조작의 윤리는 앞으로 엄청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찰스 퍼니휴 Charles Fernyhough. 영국 심리학자. 케임브리지 대학교 퀸즈 칼리지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발달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국 더럼대학교 교수. 아동발달, 기억과 환각에 대해 관심이 많다. 소설가로 데뷔했다. 저서 『내 머릿속에 누군가 있다』, 『아기 심리 보고서』 등.
장호연.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음악학과 대학원 졸업.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대중음악을 공부했다. 번역가로 활동 중. 『시선들』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사라진 세계』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등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