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부제목은 〈외계 생명체와의 아름다운 만남〉이다. 1985년 책이 나온 후 영화로 만들어졌다.
지은이는 인문학, 물리학, 천문학, 천체물리학. 유전학 등을 전공하였다. 미국 국립우주항공국(NASA)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행성 탐사, 핵전쟁에 관한 연구로 훈장을 받았다.
공상과학 소설이 허무맹랑한 이야기 전개가 일반적이지만, 이 책은 현실과 같은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세밀한 묘사로 ‘공상’이라는 말은 생략해도 좋을 정도다. 40 년 전에 쓴 책이지만,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도로 현실감이 있다.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전 세계 SETI(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고한다.
1권을 읽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2권을 읽었다. 끝까지 읽고 나서 2권을 읽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 읽었다면 내 나름대로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소설의 줄거리는
1권, 주인공 엘리 애로웨이는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살던 중 10살 때 사랑하는 아빠가 병으로 죽는다. 엄마는 아빠가 죽은 후 얼마 안 돼서 재혼한다. 엘리는 새 아빠가 너무 싫어서 독립할 날만 기다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 진학하여 독립한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우주 천체 탐사 전문가로 성장하여 전파천문학을 기반으로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세계 최대 시설인 아르고스 연구소 소장이 된다. 아르고스 연구소는 뉴멕시코 사막을 가로질러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뻗어나간 131개 전파망원경을 통해 밤, 낮으로 지구 위 전파로 가득 찬 우주를 관찰한다. 우주에서 보내는 파동을 연구함으로써 행성과 별들 그리고 은하들에 대해, 별들 사이를 떠다니는 거대한 유기 분자 구름의 성분에 대해, 그리고 우주의 운명에 관해 연구한다.
하늘은 극비 레이더 체제와 통신 위성들로 빽빽하다. 민간 전파천문학자의 힘으로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 시설들은 국제 협약쯤이야 가볍게 무시했고 때로는 실제로 위법 행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소할 곳도 처벌한 방법도 없었다. 책임을 인정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그런 와중에 외계로부터 뚜렷한 신호는 한 번도 잡히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외계 신호 탐색 사업을 중단할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로부터 전파를 수신한다. 동부 지중해 연안에 살던 사람들의 눈에 현악기를 닮은 것으로 여겨져 그리스 문화의 영웅 오르페우스와 관련되었다고 믿어졌던 거문고자리에서 단일파장의 신호가 수신된다. 세밀한 조사 결과 직녀성에서 소수(1과 자신 외에는 어떤 수로도 나누어지지 않는 수) 들의 조합이다.
이 사실은 백악관에 보고되고 엘리는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전 세계 천문대에 전파 수신 협력체계가 이뤄지고 세계는 우주에서 침입에 맞서는 기구를 마련한다. 외부 침략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핵무기 감축 협약이 실행되고 전 세계 연구기관이 모여 협의한다.
직녀성에서 수신된 신호는 이진법에 의한 소수로 암호해독을 통해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영상을 1938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TV 중계방송에 히틀러가 출연한 것이다. 왜 직녀성에 있는 생명체들이 지구의 TV 영상을 되돌려 보냈을까? 에 관해 토론이 이어지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대두된다. 트로이 목마처럼 지구를 멸망하기 위한 것이다. 이어진 우주 전파 수신이 계속되고 과학자들은 전파의 내용이 기계 설계도로 추정한다.
2권 전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우주에서 수신된 전파를 해독한 결과 설계도로 판명되고 설계도에 따라 기계를 만든다. 기계는 일본 북해도에서 완성되고 지구 대표로 다섯 명이 탑승한다. 엘리는 미국 대표로 참석했다. 기계가 작동되고 기계는 12면체로 변신하여 블랙홀을 따라 우주 행성을 여행한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하고 그곳은 지구의 해변과 같은 곳이다. 바닷물이 있는 백사장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엘리는 평생 소원인 죽은 아빠를 만난다. 다른 사람은 각각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난다.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지구로 돌아온다. 이들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궁금했다.
지구의 시간은 20분 지났을 뿐이다. 엘리가 가지고 간 카메라에 담은 영상은 모두 지워졌다. 이들이 우주를 여행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거짓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이야기는 평생 발설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엘리의 엄마는 엘리에게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요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한다. 편지 내용은 엘리가 그토록 미워했던 이붓아빠가 친부라는 사실을 밝힌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자신 안에 숨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사회적인 환경이란 어디에도 없는 법이다. 한 살짜리, 다섯 살짜리, 열두 살짜리, 그리고 스무 살짜리 자아의 모습을 사랑하는 상대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면 한 인간은 총체적으로 행복해질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사랑은 그 많은 자아의 긴 외로움이 끝나는 곳이다. 사랑의 깊이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수의 자아가 깨어나는가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장시간의 우주 비행이 가능해지면서 무중력 상태가 포유류의 수명을 10~20% 연장한다는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신체가 중력을 견디기 위한 에너지를 덜 쓰게 되고 세포의 산화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더 오래 살 수 있었다. 미생물이나 파리같이 작은 생명체에게 거의 그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의사들은 쥐보다 인간에게서 그런 효과가 더욱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우주에는 불사不死 의 기운이 희미하게 서려있는 셈이다. 궤도에 올라가 있는 동물은 지구상의 동물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80% 낮았다. 백혈병이나 임파선 암 발병률은 90%나 낮았다.
롯의 아내가 뒤돌아보지 않기를 신이 바랐다면 어째서 그 여인을 순종적으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남편이 시킨 대로 절대 뒤돌아보지 않도록 말이에요. 아니면 롯을 그렇게 바보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지요. 그랬다면 아내가 남편 의견을 보다 존중했을 테니까.
어머니는 또 다른 선물을 주었다. 이 편지로 인해 엘리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자기 자신과 대면한 것이다. 그때 이후 배운 것이 아주 많았다. 앞으로 배울 것도 너무 많았다. 거울 안에서 엘리는 늙지도 젊지도 않은, 어머니도 딸도 아닌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당시 엘리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그때라면 그 신호를 해독하기는커녕 수신하기에도 벅찼을 테니까. 엘리는 멀리 떨어지니 낯선 존재들과 접촉을 시도하면서 긴 세월을 보냈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다시피 했다.
다른 사람들의 창조 신화를 밝히는 데는 열심이였지만, 자신의 탄생을 둘러싼 거짓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평생 우주를 연구했지만, 그 안의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놓쳐버린 셈이었다. 우리와 같은 자그마한 생명체는 오로지 사랑을 통해서만 광대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좋은 소설이다. 치밀한 구성과 심도 있는 인간의 심리, 우주의 과학지식, 정치, 국제사회의 관계 등을 총망라한 내용이다. 좀 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을 것을…
책 소개
『콘택트 1, 2』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2001.12.10. (주)사이언스북스. 1권 292쪽. 2권 305쪽. 권 당 10,000원.
칼 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1996)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 대학 유전학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 조교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특별 초빙 연구원, 행성 협회의 공동설립자 겸 화장 등 역임. NASA 자문 위원으로 바이킹 등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다. NASA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구) 소련 우주 항공 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 훈장, 미국 천문학회 마수르스키 상, 미국 국립 과학원 최고상이니 공공 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저서 『코스모스』(1980), 『퓰리처상을 받은 『에덴의 용』(1978) 등. 1996.12.20.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상원. 서울대학교 대학원 소비자 아동학과와 한국 외국어 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노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