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베르 소설

by 안서조

이 소설은 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험 소설이자 과학 소설이다. 인간의 뇌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제6단계 수면을 다룬다.


0단계, 입면

1단계, 아주 얕은 잠

2단계, 얕은 잠

3단계, 깊은 잠

4단계, 아주 깊은 잠

5단계, 역설수면

6단계, 미지의 세계.


주인공은 유명한 신경 생리학자 카롤린 클라인 교수의 아들 자크 클라인, 카롤린의 수면에 대한 비밀 실험을 하던 중 사고로 피험자가 사망하고, 충격을 받은 카롤린은 그날 밤 어디론가 사라진다. 당황한 아들 자크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중 꿈속에서 20년 뒤의 48세 자크를 만나고, 그는 어머니가 말레이시아에 있다며 위험한 상황이니 빨리 어머니를 구하러 가라고 한다. 자크는 꿈속의 만남을 믿지 않고 무시하다가 두 번째 같은 꿈을 꾼 뒤 어머니 카롤린이 찾아갔던 꿈의 민족 세노이족을 찾아 나선다. 세노이족을 찾아갔지만 어머니 카롤린은 이미 죽었다.


우리는 노동의 절대적 중요성을 믿지. 광고를 믿고, 신문 기사를 믿고, 정치인들의 약속을 믿어. 짓밟힌 조국을 믿고, 직접 한 번 만나 보지도 않고 신을 대신해 얘기하는 사제복 차림의 사람도 믿어. 인쇄된 종잇장에 불과한 돈을 믿지. 자유를 믿고, 사랑을 믿어. 가족을 믿고, 자식은 부모를 , 부모는 자식을 믿지. 우리는 불멸을 믿어. 마지막에 가서는 ‘괜찮을 겁니다’하고 말하는 의사를 믿지. 그런데 이 순간, 아주 뒤늦게, 우리가 애초부터 ‘아무 얘기나 믿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살아온 게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


꿈은 언제나 선물 같은 거야. 꿈의 메시지는 상징이나 알레고리, 기묘한 이미지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전달돼. 무의식이 말을 하는 거야.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해해. 그러니까 꿈을, 네가 꾸는 꿈은 믿되 사람은 믿지 마.


그건 ‘너의’ 현실일 뿐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야.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파장에 따른 스펙트럼 중에서 제한된 일부에 불과해. 많은 동물이 보는 적외선과 자외선을 위는 볼 수 없어. 소리도 마찬가지야. 개나 돌고래 같은 동물이 듣는 저음이나 고음을 우리는 감지하지 못하지. 우리 귀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소리의 극히 일부만 들리는 거야. 현실이 믿음이라면, 꿈은 일체의 믿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거야.


뇌에 흐르는 전류를 파동으로 나타내는 뇌전도계를 이용해 뇌파를 감지할 수 있다. 베타파. 15~30Hz, 평상시 우리 뇌의 주파수다. 일상의 소소한 문제에 신경을 쓸 때 나타나는 주파수가 15Hz이고, 집중해서 뇌 활동을 하거나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일 때가 30Hz다. 알파파, 8~10Hz. 수면 1단계에 해당한다. 눈을 감고 차분해진 상태의 뇌파다. 휴식 상태이다. 세타파, 4~7Hz, 수면 2단계인 얕은 잠에 해당하는 주파사이다. 최면 상태이거나 약물을 복용했을 때 이런 파동이 타나난다. 티베트 승려들이나 신비주의 대가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세타파 상태에서 보낸다. 델타파, 주파수가 0.5~0.7Hz로 수면 3단계와 4단계에 해당한다. 느리고 깊은 수면 시에 나타난다. 이때 야경증과 몽유병 발작이 일어난다. 감마파, 30~45Hz,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극도로 집중한 순간에 나타난다. 양궁선수, 체스 선수 등이 이런 감마파 상태이다.


내가 핵심적인 몇 단계로 나눠서 여자란 존재를 요약해 줄게. 여자들은 20대에는 이랬다저랬다, 막연한 이상ㅇ르 좇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과감히 도전해. 뭐든 빨리 이해하고 심리와 감정을 잘 조절해. 다들 자신만만하지. 30대에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해. 그래서 좋은 아버지가 될 남자를 찾아 나서지. 이왕이면 잘 생기고 돈 많고 유머 감각도 갖춘 사람으로. 40대에는 이미 아이가 있지. 그런데 자신이 혹시 인생의 동반자를 잘못 고르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품게 돼. 남편이 코를 골로 방귀를 뀌어 대고 비서랑 바람을 피우거든. 50개가 되면 의문이 확신으로 변하지. 그러면서 완전히 실패한 인생을 살지 않았나 하는 고민에 빠져. 60대가 되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결론을 내리지만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하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자식들과 남편한테 분풀이를 해대면서 초콜릿이나 집어 먹다 보니 살이 찌는 거야.


2부에서 계속


책 소개

『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2017.05.30. 초판, 2024.07.25. 신판. 주식회사 열린책들. 273쪽.15,800원.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남,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1991년 개미를 출간,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전미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졸업. 파리 제3대학 통번역대학원 번역과정과 오타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겸임 교수 엮임.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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