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말에 너를 기리며
내 동생 동아~ 오늘만큼은 밝고 따뜻한 사랑 얘기를 써보려 했는데,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리자마자 가족이, 친구가, 옛 연인이 아닌 네가 먼저 떠오르는 걸 보니 오빠가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나 보다.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네 생각만 하면 복받치는 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단다. 너에게 준 사랑이 부족했었더라도 진심이었다는 것을, 네가 조금이라도 느꼈다는 걸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제는 너에게 물어볼 수가 없구나.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2019년 12월 6일. 너의 마지막 날. 내게 네가 일어서질 못한다고 울면서 전화하던 엄마의 말에 바로 패밀리데이를 쓰고 너에게 갔었지. 목포에서 창원까지 운전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너와 함께한 10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구나. 너에 대한 미안함과 부족했던 나의 사랑에 자책하고 또 후회하고 그렇게 갔었다. 너의 10년은 나의 평생인데, 너와 나의 시간이 다름을 알면서도 조금이나마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프더구나. 내가 도착했을 때는 엄마와 누나는 울고 있고, 너는 이미 차디차게 식어 눈을 뜬 채 관 속에 누워있었지. 웃으면서 너를 보내주려고 그렇게 울면서 왔건만 나를 기다린 건지 그렇게 안 감기던 눈이 그제야 감기는 모습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던 기억이 난다. 시작은 함께했는데, 마지막을 함께 해주지 못해서 너무나 미안했다 동아.
너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챙겨주고 아껴주는 것만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항상 지나고 나서야 알고 후회하듯, 내가 한 것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더라. 나는 너를 조금도 이해하질 않았고, 너를 다 아는 줄만 알았다. 네가 이상 행동을 하는 것이, 자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그저 멀리서 쳐다만 보고 있는 것이, 모두 외로움의 증표였다는 것을 몰랐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기에, 행동으로 최선을 다해 내게 표현한 것인데 나는 그것에 대해 10년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더라. 네가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너를 보내며 ‘사랑’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했었던 것 같다.
동아, 지금도 나는 ‘사랑’이란 의미를 정의하긴 어렵다. 다만,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랑 안에 ‘기대’와 ‘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상과 함께 사랑하며 그려나가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대’, 그리고 그 대상을 이해하고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며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정’이라 생각한다. 내가 사랑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감정의 느낌 자체가 좋고, 사랑하는 대상 앞에서는 계산적이지 않게 되는 나의 모습이 좋기 때문이다. 지금 너와 나의 세상은 다르지만 다른 강아지만 지나가도 네가 생각나고, 너만 생각하면 보고 싶고, 눈물이 나고, 마음이 미어지는 것도 내 사랑이다. 함께 하진 못하지만 그곳에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