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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시안 Apr 03. 2024

흡연이 가능한 킷사텐

ep106

흥미로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국은 과거, ‘평상문화’로 마을 사람들이나 지나던 이들이 거리에서 가볍게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간단한 음식을 즐기는 문화였는데 근대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카페라는 형태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어느 나라보다도 카페를 좋아한다고 생각되는데, 남녀노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문화는 필자도 상당히 좋아한다.

카페

과거 카페라는 말을 사용하기 전에는 찻집, 다방 등 조금 다른 형태의 공간이 있었지만 최근은 체인점을 앞세운 카페문화가 주도하고 있으며 명칭도 카페로 통일된 듯하다.

일본은 한국의 분위기와 조금 다르다.

도심은 한국과 비슷하게 체인점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나 우선 체인점이라도 일본은 아직도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는,  옛날 형식을 지속하는 곳이 적지 않고 한국보다 개인가게도 상당히 많다.

특히 커피를 기계에서 내리는 형식이 아닌 손수 물을 부어 내리거나 구식 기계를 쓰는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곳도 상당히 많으며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곳도 있어 커피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진 가게들은 커피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국과 다른 것은 단체로 카페를 이용하는 이들은 드물고 혼자 이용하는 인구는 훨씬 많다.

도심의 이용자가 많은 곳은 90분 이용제를 하는 곳도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필자는 혼자서도 자주 카페에 가는 편인데, 특히 글을 쓸 때는 카페에서 집필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는 편이 집중이 잘 되고 다양한 생각이 정리되는 편이다.


그런데 일본 도심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곳이나 시골을 가게 되면 특이한 곳을 발견할 수 있다.

킷사텐(喫茶店)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차나 음료를 즐기는 가게라 이해할 수 있는데 실상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한국어로는 번역하기가 애매한데 다방과 전통찻집의 중간 정도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곳은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많으며 나폴리탕(요코하마에서 시작된 파스타)이나 토스트 등 킷사텐 특유의 음식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각지에서 금연문화가 형성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과거 비행기, 기차, 버스에서도 흡연이 가능했고 음식점에서도 흡연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흡연의 문제점이 확산되는 사회분위기로 지금은 건물 내에서 거의 흡연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각 교통기관이나 공공장소에는 전부 금지가 되었다.


일본은 2002년을 기점으로 거리흡연도 금지하기 시작해 현재 도시는 거의 다 거리 흡연을 할 수 없고 단속반에게 걸리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한국도 2012년부터 거리 흡연 적발 시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새부터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건강을 중요시하고 타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당연하다 생각되는데, 특히 코로나시기에 폐를 거쳐 나오는 연기를 타인에게 내뿜는 행위는 매우 악질적인 행위일 수 있다.


대신에 도쿄에는 관광객들이 많은 신주쿠, 하라주쿠와 같은 거리를 보면  흡연가능지역을 거리에 설정해 놓았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흡연에 대한 욕망을 가진 이들이 어느 정도 많은지 가늠할 수 있다. (웃음)


현재 일본 도심에는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상당히 적다.

실내에서도 물론이고 집을 빌릴 때도 흡연이 적발되면 계약위반으로 퇴거시키거나 벽지 수리비, 담배청소비를 별도로 청구하는 곳이 있으니 집 계약을 할 때 외국인은 특히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상당히 귀해졌는데, 카페 각 대형 체인점들은 연기가 새어나가지 않는 별도의 흡연공간을 만들거나 음식점에서는 흡연석과 비흡연석을 나눠 공간 배치를 하는 곳도 많아졌다.


그러나, 시골에 있는 킷사텐에서는 아직도 흡연이 가능한 곳이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차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담배를 피우며 차를 마시는 맛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일본의 좋은 점이라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좋은 것들은 보전하며 현재를 맞이한다는 것인데 킷사텐도 마찬가지이며 역사가 깊은 가게에 들르는 것은 상당한 즐거움이지만 코로나를 기점으로 비흡연자인 필자는 킷사텐은 더 이상 들르지 않게 되었다.


대신 커피가 유명한 곳은 여기저기 가보게 되었는데 도쿄에서 S사의 각 가게 한정으로 판매하는 전문커피점은 거의 다 방문해 맛을 즐겼다.

시대는 변한다

과거의 정의가 현재의 정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지금 할 수 있는 당연한 것들이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흡연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인데, 필자는 성대를 아끼기 위해 현재까지 비흡연자를 유지하고 있어 흡연자의 애환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흡연에서 얻는 심리적인 안정 정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연기를 뿜어 타인의 건강을 해치고 화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은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코로나시기를 기점으로 더욱 부각되었고 정해진 곳에서 즐기는 것 또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곳에서 즐기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과거를 습관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주어진 공간.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어느새 없어질 수도 있으니, 일본의 지방을 찾는 분들은 킷사텐에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

https://youtube.com/@CAnSu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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