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장기

ep53

by 유 시안

일본에서는 바둑은 별로 인기가 없다.

바둑 만화에도 한국과 중국이 강국으로 등장하는데, 과거 이세돌 님이 파파고와 벌이는 세기의 대전도 주목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었다.


하지만 장기의 인기는 상당하다.

고등학생으로 일본 장기계의 정상에 오른 천재 기사 ‘후지이 소타’ 님의 영향이 크고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계속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경기 중간에 먹는 식사가 관심거리 중 하나인데, 한식을 자주 먹는 편이라 더욱 친근감이 있고 10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감이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필자도 어릴 적에 장기를 배웠다.

해외생활이 길었던 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공유하게 된 취미인데, 집중력과 사고력을 높여준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필자에게 장기를 가르쳤다.


장기를 두는 것은 지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던 필자의 성격형성에 상당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데 아버지는 적당히 져주고 적당히 이김으로 인해 필자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동네 친구들과도 장기를 두면서 교류를 이어갔다.


장기는 깊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

움직임이 복잡한 ’像‘ 을 고수일 수도록 잘 쓴다는 것.

또한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밖에 쓸 수 없는 ’卒’이 ‘王’을 잡아 게임을 끝낼 수도 있다는 것.


장기를 통해 필자의 어린 시절의 급한 성격과 승부에 대한 집착이 좋은 방향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틀림없다.

덕분에 컴퓨터게임에도 중독되지 않았던 것도 좋은 점.

지금은 아버지와 만나기만 하면 싸우지만 아버지와는 장기 이외에도 야구, 합기도, 등산, 공구사용등 여러 가지를 자연스럽게 배웠고 어릴 적 같이 한 시간을 생각하면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웃음)

필자도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 장기를 다시 해볼까 생각 중이다.

아버지를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 필자의 아버지는 최근에 자격증을 딸 정도로 건강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