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 시안 Nov 08. 2023

일본에서는 사기가 합법?

ep85

2023년에 뉴스에 나온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돈 받는 여자 (いただき女子)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 있고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적절한 단어가 없는데, 실상 심각한 범죄다.

간단히 말하면 일본에서 젊은 여자가  그럴싸한 말로 남자들에게 돈을 뜯어낸다는 것이다.

적게는 몇 만엔, 많게는 수백만 엔에 이르는데 뉴스에 나온 이 여자는 총액이 3억 엔이 넘으며 그 돈을 모두 호스트클럽에 썼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인 일이었다.


우선은 알아야 할 것이, 일본에서 일상적인 것 중 하나가

조건 만남(파파카츠 パパ活)


일본어 원어인 ‘파파카츠’를 직역하면 아빠활동이라는 말이 되는데 젊은 여자가 아빠뻘의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돈을 받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 들어온 유흥이나 성적인 문화는 일본에서 선행된 것이 상당히 많으며, 후에 소개하는 에피소드를 쓸 수도(?) 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비슷한 것은 존재하는데, 일본의 파파카츠가 조금 다른 것이 매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거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받는 경우가 있고 쉽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상당 수의 젊은 여성이 쉽게 이런 일을 한는 경향이 있다.


뉴스에 나온 ‘돈 받는 여자’는 이와 좀 다른 점이 있었다.


1> SNS, 개인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돈이 필요함을 호소

유감스러운 부분 중 하나인데, 일본의 개인방송은 상당히 이쪽 방향으로 치우쳐 필자도 고전하고 있다.

돈이 없다, 돈이 있으면 뭘 하고 싶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이들이 쓰는 전형적인 말 중에 ‘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가게를 차리고 싶다, 자격증을 따고 싶다 등 상당히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꿈이라 지칭하지만 실제로 이 목적으로 하는 이들은 극소수로 보인다.

받는 여자는 이를 이용해서 항상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반복하며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설득했다.


2> 사귈 수 있다는 착각심리를 이용

본인이 돈을 위해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강조하며 관련 한 명 한 명 정성스럽게 대화를 했다.

이런 문화는 크게는 일본의 호스트클럽, 캬바쿠라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개인화를 정성스럽게 하며 돈을 요구하되 목표는 돈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연락하는 모든 이들의 여자친구가 될 것처럼 행동하며 실제로 만나기도 했다.


3>1,2의 활동으로 어느 정도 돈과 데이터가 모이자 책을 출판

남자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법’이라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행동지침서를 출판하기에 이렀다.

이를테면 상대방이


‘어차피 돈이 목적이지?’

라고 물으면

‘왜 그런 슬픈 말을 해? 그럴 리가 없잖아.’


라고 말하라는 형식의 각 경우에 맞게 상세하고 구체적인 지침서를 출판했는데, 이를 상당한 고액으로 비슷한 행위를 하고 싶은 여자들에게 판매해서 수억엔을 벌었고 이를 계기로 경찰이 사기죄로 움직이기에 이렀다.


일본 내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범죄 분석가들은 책만 출판하지 않았으면 구속되기까지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왜 출판까지 했을까라는 것에 대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과시욕


고학력이 아니라도,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나는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어. 대단하지?

이런 심리라고 보인다고 분석했고 필자도 동의한다.


일본에서는 흔히 ’ 응원한다 ‘라는 말을 자주 쓴다.

지금의 10~20대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재미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응원한다의 기준은 뭘까를 생각하면 시간과 돈을 쓴다는 것이다.


말 뿐으로 전 세계 인구를 응원합니다가 아니라, 최애가 원하는 것이나 활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최애가 기뻐하는 것으로 본인도 같이 기뻐한다는 것이 응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능에서 팬과 연예인의 역할도 거의 비슷한데 연예인과 ‘돈 받는 여자’ 사이에는 작지만 큰 차이가 존재한다.


연예인은 술과 웃음이 아니라 ‘예능의 재능’을 팔고 작품을 통해 감정의 만족과 발전을 이룬다.

돈 받는 여자는 단순히 눈앞의 거짓으로 사람을 속여 돈을 받는 것만을 추구하여 결과적으로는 상대에게 분노를 유발한다.

 

미묘하지만 큰 차이가 있고 예능인들은 경계해야 하는 점이다.


일본 사회의 전반에 깔려 있는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남성들에게 돈을 뜯는 행위.

데이트를 빌미로 돈을 받고 거짓을 팔아 하루에 번 수백만 원과 편의점에서 한 달 동안 일해서 번 백만 원.

커다란 가치의 차이를 느낀다.

이는 여성의 독립성과 가치를 현격히 훼손하는 행위이며, 이에 대해서는 다른 에피소드에서 기술하려 한다.


남녀평등의 이 시대에 어색하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의 현실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이전 09화 한번 우기면 인정하지 않는 이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