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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시안 Feb 14. 2024

선생님의 권한

ep99

한국에서는 유독 선생에 님을 붙여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이 강한 것도 동방예의지국의 한 면모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인생에서 선생님의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다.

폭력과 불합리함이 난무하는 가운데 참고서를 읽는 걸로 수업을 하는 무성의함.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된 학교 내의 권력집단.

이게 일상적인 인식이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영어 시험에서 틀린 답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이 다른 선생님께 문의한 결과, 필자의 답은 문제가 없다고 했고 담당 영어선생님에게 항의를 하러 갔다.

영어 선생님은 틀렸다는 말을 반복했고 필자가 A선생님은 맞다고 했다고 하자, 인상을 구기며 이렇게 말했다.

이 xx야! 내가 알려준 대로만 답을 쓰란 말이야!


얼마나 무지하고 한심한 답변인가.


필자는 중학교때까지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다.

물론 집안이 부자거나 부모님이 권력자는 더더욱.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권의 의식에 사로잡힌 월급쟁이 선생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되며 충돌하는 일이 많았지만 그런 중에도 참교육자라 느끼는 선생님을 2명 정도 만나게 되었고 선생님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물론, 현재는 이런 강압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는 거의 없을 거라 보이며 필자의 경험에 근거한 일부의 기억일 뿐이다.


한국의 의무교육은 일본의 과거의 것과 상당히 닮았다.


이전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으나 한국의 사회적인 부분은 좋든 싫든 일본의 10년 전 상황과 닮은 것이 상당히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일본의 현재를 참고하면 미래의 한국의 사회체제는 훨씬 좋은 상황을 예측하고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일본도 군대식 강압, 폭력교육을 행하던 시기가 있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바뀌었고 비참할 만큼(?) 선생님의 권한이 없다.

특히 PTA라 불리는 학부모 단체의 입김이 막강해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의 눈치만 보고 있고 물론 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물리적인 행사를 하는 일은 불가능한 현실이 되었다.

만화 원작 드라마 GTO

를 보면 물론 극적으로 각색된 부분이 많지만 일본의 교육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권에 대한 개념이나 성평등에 관한 인식 등 시대에 따라 변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학교에도 미치고 과거와 현재의 방식은 현저히 다르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닌 인격체를 완성하는 과정의 장소라 생각하면 선생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문득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는 선생님에게 과대한 권한이 주어져 남용했다고 한다면 현재는 너무 축소되어 선생님이 학생들을 이끌 힘이 없고 필자 자신이 교육 쪽 일을 해보며 느낀 것은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어렵고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뭐든 시대의 흐름이라고 치부하면 안 되겠지만, 현대에서는 선생님은 학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 같은 선배정도의 입장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느낀다.


좋은 선생님의 가르침은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일본에 오기 전, 출강했던 음악학원에서 학생들이 챙겨준 송별 케이크는 아직도 그 감동이 기억난다.

누구든 선생이 될 수 있고 학생이 될 수 있다.


서로에 대한 겸손과 존경으로 구성이 성립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학교의 경우는 이가 존중되지 않는 관계의 경우에 대한 처벌책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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