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세상
by
물구나무
Dec 25. 2023
밤새 눈이 내렸습니다.
빛과 어둠의 사이에서
마치 고장 난 세상을 다시 시작하려는 듯
모든 색은 무채색으로 소환됩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눈의 시도는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갈아엎는 쟁기가 아닙니다.
눈은.
혁명가라기보다
순교자에 가깝습니다.
감춰주고, 덮어주고, 묻어주고
눈 덮인 세상이
잠시 평온합니다.
keyword
순교자
성탄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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