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의 벨라루스의 대통령이자, 세계 유일의 감자 기반 장기 집권자이다.
그는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그 자리를 30년째 지키고 있다.
선거는 한다. 그러나 결과는 늘 같다. 찬성표 80% 이상은 기본 세팅.
심지어 어떤 해엔 투표 용지에 “그렇다” 하나만 있었던 적도 있다.
민주주의? 있다. 다만 결과는 정해져 있다.
공식 포스터에선 밀밭 사이에서 순박하게 웃고 있지만, 현실에선 인터넷 차단 스위치를 쥐고 있다. 트랙터는 매년 한 번 직접 몰며 민심을 점검한다. 왜냐고? "나는 농민 대통령이니까."
다만 이 농민 대통령은 종종 경찰을 시위에 보내고, 야당 후보를 감옥에 보내며, 세계 최후의 수제 독재 장인의 길을 걷는다.
첨단 감시 기술도 없이, 이 남자는 오로지 손맛 하나로 정권을 지켜낸다.
1954년, 그는 벨라루스 시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릴 적 별명은 '사생아'. 그러나 그는 그 출신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민중성"으로 포장했다.
공산당 시절엔 국가농장 소장이었고, 군 복무도 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기에 더더욱 “기득권과 거리가 있다”며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그의 철학은 간단하다.
"국가는 아버지처럼 강해야 하고, 국민은 그 아래에서 일하면 된다."
그는 자신을 벨라루스의 “아버지(Bat’ka)”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아버지가 집에서 너무 오래 눌러앉았다는 것.
벨라루스 국영 언론은 그를 "민족의 기둥"이라 부른다. 그러나 거리의 농담은 다르다.
“우리 대통령은 다 알고 있어. 심지어 우리가 뭘 안 하는지도.”
2020년 대선. 야당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가 인기를 끌자, 시민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루카셴코는 투표 종료 10분 전부터 승리 케이크를 자르고 있었다.
시위대는 진압됐고, 인터넷은 꺼졌고, 언론은 "침묵 챌린지"에 참여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리투아니아로 망명, 남편은 감옥, 동료는 행방불명. 그러자 그는 말했다:
"국민이 원한다면, 난 계속하겠다."
문제는, 국민이 말을 못 한다는 것. 모두가 트랙터 앞에서 손을 흔드는 인형극 속 조연이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일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트랙터 타고, 보드카 마시고, 사우나 가면 이긴다."
다음 날, 벨라루스는 WHO 보고서에 등장했다. “방역 실패의 대표 사례”로.
그는 마스크를 거부했고, 코로나를 "심리전"이라 불렀다.
그러곤 마스크 없이 하키 경기에 직접 출전했다. 물론 골도 넣었다.
또 그는 종종 군부대를 깜짝 방문해, 직접 총을 들고 행진하며 말했다:
"준비됐나? 나라 지킬 준비, 반역자 응징할 준비!"
유니폼을 뜬금없이 입고, 회의는 독백으로 끝나고, 감자는 항상 곁에 있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내려왔겠지?”
놀랍게도 그는 2025년 현재도 현직 대통령이다.
올해 1월 대선에서 또다시 압승, 3월부터 7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루카셴코는 헌법을 고쳐 임기 제한을 없앴고, 선거는 매번 통과의례가 되었다.
"민주주의는 남발되지 않지만, 출석은 철저히 관리됩니다."
그는 여전히 트랙터 위에서 손을 흔들고, 방송은 여전히 그를 '민족의 아버지'라 부르며, 국민은 여전히 말이 없다.
아니, 말을 못 한다.
루카셴코는 디지털 독재도 아니고, 사이버 감시도 없다. 그의 스타일은 ‘손맛’이다.
AI 대신 국영방송, 빅데이터 대신 밀밭, 클라우드 대신 감자창고, 메타버스 대신 실제 경찰.
그는 민주주의를 포장지 삼아, 30년 넘게 벨라루스를 주물러왔다.
이제 그는 단순한 대통령이 아니다.
제도요, 관습이며, 국가 자체로 박제된 이름이다.
그가 퇴장하면 벨라루스는 드디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 속 교훈으로, 그의 이름은 오래도록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트랙터 위의 황제, 감자밭의 마키아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