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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의글쓰기 Aug 03. 2023

갑자기 갱년기가 왔다!

중년의 글쓰기, 중년 자기 계발


갱년기는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나는 아직 애가 학생이라 한참 먹고살기 바쁜데… 갱년기는 은퇴하고 연금 받으면서 할 일 없는 아저씨 아기 아냐?’라고 치부했었다.


어느 날, 아내가 외출 준비를 한다. 같은 업종의 사장님들과 술 한잔하기로 했단다.

“요즘 자주 만나네.. 내 얘기는 안 하지?”

“그럼, 웃고 떠들고 재밌게 수다 떠는 거야~”

서비스 업종이라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좀 있다. 가끔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손님 흉도 보면서 훌훌 털어버리는 게 필요하다. 나도 충분히 이해한다. 나는 아내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매일 그날에 있었던 사건을 아내와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풀고 있다.


혼자 저녁을 챙겨 먹고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다 (보통 저녁식사 후 아내와 공원 산책을 나간다) ‘나는 만날 친구가 없네…’ 갑자기 외톨이가 된 거 같았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대학 동창들이 생각났다. ‘토요일 저녁이다. 다들 가족과 쉬고 있을 텐데.. 다들 먹고살기 바쁜데.. 나중에 전화하자…’이런 식이 되다 보니 1년에 한두 번 통화할까 말 까이다. 사는 지역도 멀어져서 가볍게 만나자고 하기도 어려워졌다.


© wildlittlethingsphoto, 출처 Unsplash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검색해 본다. 성욕감소, 근육량 감소… 지적 능력과 공간 지각력 감소… 온통 감소뿐이다. 실제로 운전할 때 과거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맞다.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넘거나, 직진 신호만 들어왔는데, 좌회전 신호로 착각, 좌회전을 시도해서 깜짝 놀란 아내가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 이게 다 갱년기 증상이었던 건가?


정신적으로는 [우울감이 증가한다] 고 한다.

‘안 좋은 건 또 증가하는구나’… 오늘 나의 상태와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에 더 우울해졌다! ㅠㅠ


나의 경우, 갱년기 원인이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진짜 외톨이가 되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 abhi05, 출처 Unsplash


중장년 남자가 위험하다?

갱년기 증상이 ‘고독사’ 얘기로 이어진다. [중장년 고독사 통계를 보면, 남성 비율이 84.2%로 여성보다 5배 많다. 중년 남자의 사회적 고립! 1인 가구 증가…] 나는 아내도 있고 자녀도 있는 데, 외롭다. 혼자 사는 중년은 오죽하겠나 싶다.


전문가의 진단은 계속된다.

[50대 남성은 여러 가지 변화를 겪는다. 이혼, 실직, 퇴직, 부채, 가족과의 불화, 노화 체감,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감, 자녀의 독립, 노후에 대한 불안 등 삶의 각종 위기를 마주하는 시기다]



나에게 온 갱년기는 확실히 ‘중년의 부담감’에 기인한 면이 있다. 어제 부모님을 뵙고 온 뒤에 마음이 안 좋았었다. 부모님께 고운 말을 하기보다는 거친 말을 해서 상처를 드렸다.

“아버지, 자꾸 옛날 얘기, 반복하지 마세요~. 지겨워요!”

나는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엄마 아빠가 우리가 건강해서 너희한테 거꾸로 효도하는 거야” 하신다, 100% 맞는 말씀이다.


[중년 남성은 자존심이 세다.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청해야 할 가장 절실한 시기가 가장 자존심이 높을 때이기도 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해결책은 사회적 연결을 복원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중장년 남성의 경우 1:1 상담보다 또래 무리와의 집단 면담이 더 효과적이며, 전문의보다는 멘토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좋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니까,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에 나가 볼까?

하지만,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에는 유독 여성분들이 많이 계시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또래 중년남”은 어디를 가야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아예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야 하나. 중년 남성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건 좀 아니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기 쉽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만나서 책 읽고 글쓰기를 하면 멋지지 않을까?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 함께 모여서 책 얘기를 나누고 글을 쓰다 보면, 공감과 인사이트가 넘쳐나지 않을까? 인기 강사 강연도 들으러 함께 가면 더 좋겠다.


끝.


© austindistel,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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