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흥미를 뛰어넘는 시도의 첫걸음
메모장을 열자 원데이로 도전했던, 그리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클래스 목록들이 보인다.
하찮은 성취감으로 시작한 나의 시도들은, 보다 흥미롭거나 뿌듯함을 주는 무언가로 그러나 오랜 시간 지속할 에너지까지는 없기에 원데이클래스 참여로 이어졌다.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던 내가 흥미로운 무언가를 하려 한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해 회사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사실 어제 연기를 원데이클래스로 배우고 왔는데요."
반쯤 감겨있던 동료들의 눈빛은 신기한 생명체라도 본 듯 동그랗게 변해 있었다. 우울증 이전의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니 생기 있어 보이는 내가 신기했을 만도 하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한마디를 더 했다.
"다음 주는 보컬 트레이닝 원데이로 가려고요."
모두 뒤집어졌다.
여느 점심시간의 텐션과는 달랐다.
업무가 시작되었지만 이사님은 신나게 나를 놀리고 계시고 동료들은 다음 회식은 노래방이라며 장난기 가득한 기대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여느 날과 같이 취미 어플을 열고 스크롤을 쭉 내리고 있었다.
뭔가 이렇다 할 끌리는 것을 찾지 못하고 있을 무렵 문득 다음 주에 있을 발표가 떠올랐다.
수치심이 또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다.
자연스레 검색창에 '발표', '스피치'를 검색했다.
이전 검색어에도 이미 있는 단어들이다.
어떤 클래스에는 북마크 버튼도 눌려있다.
생각은 늘 했지만 흥미만으로는 도전할 수 없는 것들이라 미루던 그것들이었다.
특히나 스피치의 경우 단 하루 만에 이룰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기에 더 부담이 되어 회피하고만 있었다.
그때 '스피치' 옆에 마법 같은 단어가 보였다.
'자존감'
'실패하면 안 돼. 날 한심하게 볼 거야. 수치스러워.'
발표를 할 때마다 느낀 마음이기에 발표를 잘하면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 강했다.
한편 자존감이 낮은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이를 위한 무언가를 해야겠다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그 두 가지가 결합된 '자존감 스피치'라니, '실패해도 돼. 생각보다 남들은 내게 관심이 없어.'라는 생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