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월 15일, 일주일 만에 신용점수를 600점 대로 올렸다. 한도조정예정일까지 일주일이 남은 시점이었다. 신용점수를 확인한 나는 바로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다. 카드한도가 반토막이 나는 사태를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랬다간 위태롭게 살아가는 것마저도 불가능해질게 분명했다.
상담원이 전화를 받았다.
"재심사 신청을 좀 하려고요.."
신청을 한 후 며칠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처리는 빠르게 됐다. 650만 원으로 줄어들 뻔했던 카드 한도는 다행히 1040만 원에서 그쳤다. 이어진 상담원의 얘기가 나를 더 창피하게 만들었다.
"○○님, 지금 카드한도가 1040만 원으로 조정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용가능 한도는 1040만 원 이 시고요, 남은 한도는 음.. 네, 없으십니다."
문제의 카드에는 리볼빙 금액이 잔뜩 쌓여 있었다.
처음 리볼빙을 이용할 때, 정말 편리한 기능이라는 생각만 했다. '언젠가 많이 벌게 되면, 그때 다 내면 되는 거니까.' 단순하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리볼빙 제도가 얼마나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지,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초록창에 '리볼빙'이라고 써넣기만 해도 연관 검색어로 '리볼빙 하지 마'가 나올 정도다. 리볼빙을 처음 접할 때의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대출을 19%가 넘는 고금리로 받는 것과 같다고 한다. 10%가 조금 넘어가는 중금리 대출을 받을 때만 해도 손이 덜덜 떨리고 신용점수가 곤두박이칠 쳤는데, 나의 무지함이 이렇게나 일을 키웠던 거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지출을 하고 리볼빙으로 무마한 지 몇 개월 뒤, 매달 내야 하는 카드 대금이 매달 벌어들이는 돈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그럼에도 과거의 나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었던 게 사실이다. 최소 금액만 책임지면 다음 달을 또 이어갈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최소 금액이 제발 어느 정도 이상은 되지 않았으면, 바라며 쪼들리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게 불어나는 이자였을 뿐이고, 원금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신경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더 얘기하겠지만, 리볼빙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하지않는게 맞다.
매달 나가는 카드값과 불어나는 이자를 어떻게든 줄이고 싶었다. 그래서 2025년 5월, 신용점수가 600점대 중반으로 회복이 되었을 때, 나는 리볼빙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받기로 결심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전에는 전혀 조회되지 않았던 1 금융권 대출이 가능했다. 금리 8.7%. 리볼빙 이자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700만 원을 대출받았다. 그리고 다른 카드값과 함께 리볼빙 금액의 절반을 냈다.
그리고 다짐했다.
절대, 리볼빙 금액이 불어나지 않게 하자.
아쉽게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