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계성미니멀 Jun 23. 2022

애한테 대가리 주고 내가 몸통 먹을 거야

 많이 먹는데 왜 이렇게 살이 붙지 않을까를 걱정했던 아이는 '요새 참 잘 먹네' 싶더니 순식에 살이 올.  곧바로 먹는  가속이 붙다. 보고 있던 책나 방송에 음식이 나오면, 바로 고 싶단. 집에 고기 없는데 밤중에 갑자기 '스테이크 해 주세요' 하는 식이다. 엄마는 자판기가 아니는 것을 납득시키는데 꽤 걸렸다. 재료가 있어야 가능하단 걸 아는 금은 냉장고와 간식 창고의 재고를 나보다 더  꼼꼼히 파악 다음 주문 때 사야 할 품목을 정해 주고, 며칠 뒤 메뉴까지 차곡차곡 정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수업시간 통째로 스킵하고, 급식에 무엇이 가장 맛있었는지 한참을 이야기하고, '다음에 만들어 줘'로 마무리한다.  


 먹는 양도 하루가 다르다. 어지간한 성인 여성의 양을 넘어섰다. 간식으로 사발면을 먹후식라며 커다란 어묵 바 세 개를 먹. 예능 프로그램에서 후식으로 부대찌개를 먹는다는 이영자 씨를 보며 웃었데, 어묵이 후식이라니.

 

이미지출처: 채선당 홈페이지

 

 급격히 늘어 난 양이 잘 가늠되지 않는다. 으면 얼려야 하나 했 고기를 마지막 한 점까지 먹는다.

 아이가 이걸 맛있게 먹는다 싶으면 어른은 절로 다른 반찬만 먹게 된다. 샤브 에서 아이는 고기 2인분, 나는 야채 2인분을 먹은 지는 오래됐다. 이제 처음부터 아이 몫의 고기를 추가한다. 그러고 나서도 고기를 아이에게 주고, 아이가 안 먹는 채소를 받아오는 불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아이 이유식에 한우 투플러스를 사용했을 때 이미 장유유서는 사라졌다.

 제철이 아닌 과일만 좋아하는가! 한 여름에 귤 타령을 서 한 팩을 샀는데 통째로 쏙쏙 넣으니 어른은  으려고 까다가 아이 입에 넣어준다. 제철에도 비싼 딸 꼭지 따서 주니 세로로 반 잘라 달란다. 밑에 하얗고 초록 부분 어른 몫이다. 이놈 시키! 하면서 2/3로 잘라 윗부분을 주고 있다.  


 자꾸 그렇게 하면 아이가 자기만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어려서부터 부모가 가르쳐야 한는 것을 다. 언니는 정말로 홍시 껍질은 어른이, 알맹이는 어린이가 먹는 줄 알았단다.

 하지만, 이미 사 온 음식 양은 정해져 있고, 아이가 맹렬한 기세로 으며 맛있다, 더 없냐 하는데 정확히 나눠 이건 우리 거다 할 수 있는 부모가 대체 몇이나 될까.  

 나는 먹으나 안 먹으나인 고기를 저 조그만 입속에 다 들어가는 게 신기할 정도로 넣으며 연신 행복하다고 하면, 이놈 고기 값 대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 농담하면서도 뿌듯하고 흐뭇해 마음이 불러오는 걸 어쩌냐는 말이다.

사과, 오이를 그리고, 굴비를 그렸다



지금 아이만 할 , 생선살을 발우리 밥그릇에 부 올려 주는 엄마에게 내가 말했다.

"나는 엄마가 돼도 애한테 대가리 주고 내가 몸통 먹을 거야"

엄마는 그때 대답다. 

"어디 그러나 보자"


엄마는 어떻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거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