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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Jul 18. 2022

한여름,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헬스클럽이 가장 붐빈다는 새해 첫날. 달력의 숫자도 나이도 가시적으로 바뀌는 날은 운동인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에 가득 차기 좋다.


 한여름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코지한' 분위기를 낸다고 깔아놓았던 카펫과 소파 커버들이 그저 답답하고 거추장스러워지는 더위, 발바닥과 마룻바닥이 만났다 떨어질 때 끈끈한 시간차가 생는 습함, 밥 먹고 잠깐 널브러져도 생기는 음식 냄새와 알 수 없는 날벌레, 이불장과 옷장에서 느껴지는 큼큼함,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사소한 불편함에 관대할 수 없게 만드는 닐씨.


 집에서 24시간 에어컨을 트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걸 알면서도 집에 있는 게 답답하고 짜증이 나 쾌적함을 찾아 카페로 나가길 반복하는가.


 그렇다면, 아주 소소한 비움과 쉬운  습관으로 우리 집을 쾌적하게 만들어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여름에는 계피 에탄올을 만들자.

시중에 판매하는 소독용 에탄올에 계피 스틱을 담가 일주일 정도 두어 계피-에탄올 원액을 만든다. 분무기에 에탄올을 넣고 원액을 부어 은근한 갈색빛이 날 정도로 만든 계피 에탄올은 여름에 그 어떤 세제보다 개운하고 깨끗하며 심지어 간편하게 소와 취 살균을 돕는다. 두세 번 사용한 계피 스틱은 그대로 두어 벌레를 퇴치한다. 사계절 용하지만, 여름에는 필수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에 계피 에탄올을 뿌린다. 간밤의 체취와 땀이 묻은 이부자리를 살균하고, 계피향을 남긴다. 남은 계피향은 밤에는 모기를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


바닥에 계피 에탄올을 뿌리고 마른걸레로 닦아내면, 장마철에도 고슬고슬한 바닥을 유지한다.


쓰레기통과 하수구, 우수관에 틈틈이 뿌려주자. 살균과 방취에 탁월하다.


 여름은 집안의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기에 딱이다.

 불쾌함이 수시로 찾아오는 여름, 포근하고 따듯한 느낌을 주었던 물건들까지 거추장스럽고 끈적인다. 이런 기회에 필요 없는 물건들을 비워 빈 공간을 만들어보자. 나와 있는 물건을 걷어내 빈 바닥과 빈 벽이 늘 수록 시원하고 개운하다. 

 비우기가 어렵다면 오래전 벽에 붙여 놓았던 포스터와, 언제 붙여 놓았는지 기억조차 없는 냉장고에 붙은 것들만 일단 떼 보자. '와'하면서 마음이 시원해지는가? 물건을 비워 빈 벽을 보면 그보다 몇 배나 더 개운해진다. 그래도 자신이 없다면 일단 멀리 치워보고 빈 벽을 보라. 다시 벽을 가릴 수 없을 것이다!


 껍고 무거운 겨울 이불은 여름에 버린다. 

 운동하는 셈 치고 덥고 습한 날 이불 정리를 시작해보라. 확신컨대 그 어떤 날보다 더욱 과감하게 버릴 수 있다.

 이불장에 몇 년째 들어 있는, 따듯해서 버리진 못했지만 너무 무거워서 사용하지 않는 이불. 지난겨울에도 거워서 쓰지 않은 그 이불이 올 겨울에 갑자기 가벼워질 리 없다. 일단 밖으로 빼내자. 땀이 나고 덥다. 김에 비운다. 그거 하나 빼내면 이불장이 순식간에 널럴해 진다. 비우고 다른 이불들에게 통풍의 공간을 들어 주자.


겨울 옷은 패션쇼로 빠질 위험이 없는 한여름 비우기 쉽다

 옷장에는 옷걸이가 빽빽하게 걸려있는데 막상 옷은 그 바닥에서 골라 입고 있지 않은가? 옷장 열 때마다 마음까지 답답하다면 이 기회에 옷장을  쉴 수 있게 해주자.

 울에는 겨울 옷 버리기 어렵다. 하지만 여름엔 쉽다. 가장 좋은 건, 옷을 버린다 해놓고 패션쇼로 빠질 확률이 확 준다는 것. 살에 갖다 대기만 해도 더워지는 겨울 옷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이다. 부피가 큰 겨울옷은 한 두벌만 버려도 옷장이 낙낙해진다.

 지난겨울(조금 더 관대하자면 지난 세 번의 겨울) 동안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다면 올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크고 무거운 겨울 옷 몇 벌을 버리고, 확보한 공간에 하늘거리는 여름옷을 옷걸이에 걸어서 입자.


분리수거를 꼭 모아서 할 필요는 없다.

 매일 분리수거가 가능한 아파트인데 베란다 반을 분리수거함에게 내어주지 않았는가? 분리수거가 가능할 때, 외출할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버리자.

 일 가능하지 않더라도 조금 더 쉽게 분리수거를 해보자. 분리수거함을 들고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가 귀찮다.  아예 '분리수거가 쉬운 상태'를 만들자. 장을 보면 따라오는 커다란 비닐들. 분리수거함에 큰 비닐을 씌워 넣으면 외출할 때 비닐봉지만 빼서 나가면 된다. 종이는 종이백 안에 넣어 종이백 채 버린다. 두루마리 휴지를 꺼낸 커다란 비닐을 씌우고, 쌀을 비운 종이 쌀포대에 종이를 넣는 등 어차피 버릴 봉지와 가방을 속커버로 사용하자. 그 안에 버리다가 나갈 때 버리면 된다. 아무리 잘 헹구고 닦아도 집에 없는 것보다 깨끗한 재활용품은 없다.

  

비닐을 담는 분리수거 가방에 큰 비닐을 씌워 놓으면 분리수거 때 비닐만 들고 나가 그대로 버리면 된다


쓰레기봉투 사이즈를 하나 줄여보자.

 20리터짜리를 썼다면 10리터로, 10리터짜리를 썼다면 5리터로 줄여보자. 작은 쓰레기통에 큰 봉투는 힘들어도, 큰 쓰레기통에 작은 봉투는 불편하지 않다. 쓰레기에서 습기와 끈적임이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한여름. 쓰레기봉투를 자주 버리는 것만으로도 훨씬 위생적인 집안을 만들 수 있다.


끓는 물로 배수구를 중간중간 살균하자.

 끓는 물을 싱크대나 화장실 하수구 등 배수구에 뿌려주면 그 안에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와 마주치면 유쾌하지 않은 벌레들을 박멸할 수 있다. 더운데 따로 물 끓이기가 귀찮다면, 끓여진 물을 활용하자. 시금치를 데치고 난 끓는 물, 국수 끓인 끓인 물을 바로 하수구에 뿌려주면 된다. 그전에 미리 베이킹 소다를 뿌려놓으면 더욱 좋다.


세탁기 삶음 코스를 20분씩만 돌려보자.

한번 입고 나간 옷은 모두 빨아야 하는 여름, 외출복까지 고온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루에 두세 번씩 나눠서 하기도 귀찮다. 빨래는 간단한 코스로 자주 돌리되,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수건류를 모아 과탄산을 넣고 고온을 사용하는 삶음 코스로 돌린다. 20분 정도 돌렸다가 전원을 끄고 몇 시간 두었다가 헹굼과 탈수만 하면 삶은 것처럼 깨끗한 빨래를 만날 수 있다.

 어느 계절이든 내 몸 편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 미니멀 라이프 경지에 있는 것도 아니오, 딱히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겠다고 다짐해본 적은 없으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되어 심신이 편안함을 다른 단어로 대체하기가 힘들어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를 골라 쓴 것도 맞다. 


 아무리 덥고 습하고 집 안에 물건이 가득해도 나는 치울 여력이 없다면 쉬는 게 맞다.

 지만 나의 공간이 답답하다고 느껴져 개운하고 쾌적한 공간을 갖고 싶다면, 글에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딱 한 가지만 해 보길 추천해 본다. 효과가 있다면 한 개씩 늘려가 보라. 대대적으로 몇 시간씩 청소를 하지 않아도 몇 가지 소소한 습관들이면 마음이 편해지고, 나아가 몸까지 편해다.


오늘은 조금 강력하게 한다.

한여름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기에 딱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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