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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지 Jan 21. 2023

엄마, 잘 사는 게 뭘까

직장맘의 육아일기

션이 고1 때 전화로 나눈 이야기


 : 엄마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거 같아? 난 정말 잘 살고 싶고, 잘 살 건데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가 고민이야.


깡지 : 뭐 흔히들 성공한 걸 이야기하기도 하고, 소시민들은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하고 그러지


 : 근데 대부분 '행복'이라고 하는 게 보면 자기 욕심 버리고 성취감 없이 살면서 그걸 '행복'하다고 이야기들 많이 하는 거 같은데, 나는 그러기 싫은데.. 그래서 소확행이라는 게 어찌 보면 뭘 노력하기 싫은 사람들이 그런 말로 포장하는 거 같거든


깡지 : 실제로 성향상 성취를 안 바라는 사람도 있어, 맘 편히 큰 욕심 없이 살면서 진심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뭘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저리 아등바등 사나'라고 궁금해하기도 해. 이건 서로 생각뿐 아니라 가치관도 다른 거라 서로 이해 못 하는 것도 당연한 거야


 : 엄마는 뭐가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해?


깡지 :  엄마는 '희로애락'과 '후회' 있는 삶?


 : - 눈이 똥그래짐 -


깡지 : 대게 사람들이 좋은 것만 찾잖아, 실제로 돈을 많이 벌거나 좋은 대학에 가거나 사회에서 성공하거나 아니면 추상적으로 행복하게 살았다로 이야기들 하는데, 엄마가 보기에는 화도 나보고 슬퍼도 보고, 실망도 해 보고, 후회도 해 봐야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도 있고 욕심이나 목표도 생기고 그걸 이걸 이뤄 냈을 때 진짜 '가치'를 아는 거 같아. 그리고 그런 거 다 겪어봐야 내가 어떤 사람인 줄도 알고..


 : 오! 엄마가 달라 보여!


깡지 : 이전에 너 초1 때 엄마 일 잠시 쉴 때 말이야, 쉬기 전엔 어떤 생각이었냐면, 그 당시에는 일하는 워킹맘의 삶도 고달팔지만 또 막상 전업맘이 된다고 한들 그다지 좋을 거 같지 않았어.


그러다 잠시 일 쉬면서 다만 몇 달이라도 전업맘 생활 해 보니, 워킹맘의 장점과 전업맘의 단점도 알겠더라. 그 후 일 시작하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어. 일해도 좋고 쉬어도 좋을 수 있겠구나. 단지 무작정 은퇴를 하지 말고 무언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은퇴해야겠구나 싶었지.


그때 버킷 리스트도 만들어 보고 내가 앞으로 1년, 5년, 10년 후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시작한 거 같아.


너도 기억하겠지만 엄만 '일', ' 너 키우는 거' 빼면 아무것도 없이 정신없이 살았잖아. 그런데 지금은 엄마 스스로를 위해 하나씩 하잖아.  점점 엄마가 원하는 모습으로 가고 있는 거 같고.

결국에는 어두운 면을 겪어보고, 안 가본 길을 가봐야 진심으로 간절한 것도 찾고 원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는 거 같아.


 : 엄마 이거 어디 적어놔


깡지 : 왜


 : 두고두고 읽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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