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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지 Feb 01. 2023

좀.. 이상한 이상적인 엄마

직장맘의 육아일기

아니,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제목을 달아야지, 제목이 더 이상하다. 

'이상한 엄마'인지 '이상적인 엄마'인지 나도 살짝 헷갈린다. 

이번 이야기는 '아들이 좋아하는 걸 함께 관심을 가져본 이야기'다. 


초등학생 3학년 무렵 어떤 연유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션이 '드래건 빌리지'라고 하는 게임을 한 적이 있다. 션이 재미있어하니 나도 관심을 가졌는데 가끔 내가 해 보기도 했다. 둘이 번갈아 하니 션 입장에서는 자기가 게임을 안 해도 레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알고 나보고 더 하라고 했었다. 그렇게 함께 게임을 했다. 

(이전 글 읽어보니 주말만 게임을 하게 해 주었다고 적혀 있어서 기억이 났다. 주말에도 엄마가 있을 때 약속된 시간만 하게 해 주었다.)

이때까지도 션은 그림을 상당히 많이 그린 편인데, 그림 속에 드래건 캐릭터 들이 등장하고 이야기도 자주 하기 시작한다. 뭐든 잘 빠져드는 성격이어서 이번엔 게임에 빠질 차례인가 하고 바라보다가, 게임 홈페이지 뒤져보니 게임 캐릭터에 대한 이런 저런 소개 글이 있다. 

물끄러미 보다가, 아예 책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싶어서 배경, 캐릭터 프로필 등등을 다 캡처해서 새로 편집한 다음 <드래건 빌리지 백과사전>을 만들어 주었다. 션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https://blog.naver.com/jykang73/90159735909

https://blog.naver.com/jykang73/90159735719


당시 드래건 빌리지 카페도 가입했었다. (션이 아닌 내가) 왜 가입했는지 까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게임을 위해 어떤 정보가 필요했었던 것 같다. 거기에 직접 만든 백과사전 올렸더니 반응이 뜨거웠다. 그 글 하나만 올렸을 뿐인데 그 카페에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엄마'였다. 

한참 후 진짜 백과사전이 서점가에 깔려서 엄마표 게임 백과사전은 더 이상 안 만들어도 되었다. 게임 카드 제작을 위한 그림 공모전이 있어서 그림을 그려 보내기도 했었다. 

그리고 드래건 종이접기 (1시간 분량) 찾아내서 만들어서 션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다행인지 게임에 대한 흥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션의 처음이자 마지막 유년 시절 게임에 대한 관심은 끝이 났다.


션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함께 관심을 가지다 보면 나도 이렇게 괜히 함께 빠져들곤 한다.


또 비슷한 이야기로는,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것이다. 

션은 레고를 기저귀 찰 때부터 초등학생 3,4학년까지 좋아했다. 그 덕에 다른 장난감은 그리 관심이 없었다. 

션이 '우주'에 푹 빠졌을 때, 책, 영화, 체험, 장난감 등 관심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해 주었는데 이때 스타워즈 사랑까지 이어졌다. 얼씨구나 하고 스타워즈 영화와 원서도 넣어줘서 자연스레 스타워즈 시리즈를 원서로 다 읽었다.  


당연히 레고도 이 무렵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주로 사주었다. 

션이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나도 함께 아마추어 전문가가 되곤 하는데 스타워즈 레고에는 스타워즈 등장인물들의 피규어가 1개에서 3개 정도 까지 들어 있다. 이 피규어가 은근 매력 있다. 색다른 피규어가 꼭 한 개는 껴 있다. 션도 피규어를 좋아하였고, 나 역시 피규어 모으는 재미가 솔솔 해져서 스타워즈 레고 시리즈를 살 때 어떤 특이한 피규어가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희귀 피규어가 있다는 이유로 특정  스타워즈 레고 시리즈를 사기도 했다. 


https://blog.naver.com/jykang73/90043613616


역시나  (션이 아닌 내가)  이번에는 레고 카페 가입해서 레고 탐방에 들어갔다. 피규어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레고 마니아들이 모여있다 보니 이들의 레고 사랑에 놀라기도 했다. 

션이 자라면서 레고는 모두 정리해서 박싱을 해 뒀는데, 내가 없을 때 션파가 분리수거할 때 버려버렸다. 레고 카페에 올리면 중고로 팔수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그동안 모았던 피규어는 있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집 어딘가에 있을 텐데 못 찾겠다.)



이래서 '이상한 엄마' 같기도 하고, '이상적인 엄'마같기도 하다고 적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말리거나 하지 않고 함께  동참하다가 내가 더 빠져들곤 했으니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있을 때 같이 해보면  아이를 이해하는 데 꽤 도움이 된다. 

아이가 좋아하는 수준을 확 내리거나, 넓게 확장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엄마에게 계속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니까. 



션은 자라면서 게임과 스타워즈를 좋아한 것 처럼 양자역학과 수학공식, 통계 모델링, 코딩 등 학문적으로도 비슷하게 빠져들었고 나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가끔 엄마들에게 만나면 물어본다. "아이가 뭐 좋아해요?" 


의외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냥 한번 정도는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함께 좋아해 보자. 



<엄마표 드래건 빌리지 백과사전>



<게임 이야기 후담>

아들 둔 엄마들의 또 다른 골칫거리라면, '게임'이다. 

어릴 때는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데 아이들이 자라면 좀 힘들어진다. 

집집마다 사정은 달라서 이런 패턴을 취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아이들 놀이 문화 중 노래방과 PC방이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사실 PC방보다 노트북, PC로 하는 인터넷 게임을 더 많이 한다. 

션은 제주에 가기 전인 초등학생 때까지 TV 보거나 게임을 하지 않았다. 

내가 TV를 보지 않기도 했고, 함께 있을 때도 같이 놀기 바빠서 딱히 TV나 게임을 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엄마와 있던 시간은 늦은 저녁 뿐이어서 크게 의미가 없고 대다수 여유시간은 션이 다른 걸 재미있어 했다. 

친구들도 비슷해서 딱히 게임의 유혹에 빠질 일이 없었는데, 중학생이 되어 제주에 가니 사정이 달랐다.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정말 거의 모두가 게임을 했다. 

중학생 때부터는 집을 떠나 살다 보니 딱히 통제받을 수 없기도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한동안 게임을 한 것 같긴 한데 나중에 보니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보니, 이미 아이들의 게임 내공이 상당하여 션이 그냥 적당히 하고 나온 것이었던 것 같다. 

남자들 성향인지 몰라도 '자신이 더 잘 하지 못하면' 흥미를 잃어버리는 게 있다. 

속으로 '오 예!'를 외쳤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바빠서 하지 않았고, 나중에 입시 마치고 맘잡고 좀 했던 것 같긴 한데 그때뿐이었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게임보다 오히려 '운동'을 과하게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위크지까지 만들었다. 나란 여자 훗 








왼쪽 그림이 그 당시 카드 응모전에 보내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게임 이야기 후담>

아들 둔 엄마들의 또 다른 골칫거리라면, '게임'이다. 

어릴 때는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데 아이들이 자라면 좀 힘들어진다. 

집집마다 사정은 달라서 이런 패턴을 취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아이들 놀이 문화 중 노래방과 PC방이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사실 PC방보다 노트북, PC로 하는 인터넷 게임을 더 많이 한다. 


션은 제주에 가기 전인 초등학생 때까지 TV 보거나 게임을 하지 않았다. 

내가 TV를 보지 않기도 했고, 함께 있을 때도 같이 놀기 바빠서 딱히 TV나 게임을 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엄마와 있던 시간은 늦은 저녁 뿐이어서 크게 의미가 없고 대다수 여유시간은 션이 다른 걸 재미있어 했다. 

친구들도 비슷해서 딱히 게임의 유혹에 빠질 일이 없었는데, 중학생이 되어 제주에 가니 사정이 달랐다.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정말 거의 모두가 게임을 했다. 


중학생 때부터는 집을 떠나 살다 보니 딱히 통제받을 수 없기도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한동안 게임을 한 것 같긴 한데 나중에 보니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보니, 이미 아이들의 게임 내공이 상당하여 션이 그냥 적당히 하고 나온 것이었던 것 같다. 

남자들 성향인지 몰라도 '자신이 더 잘 하지 못하면' 흥미를 잃어버리는 게 있다. 

속으로 '오 예!'를 외쳤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바빠서 하지 않았고, 나중에 입시 마치고 맘잡고 좀 했던 것 같긴 한데 그때뿐이었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게임보다 오히려 '운동'을 과하게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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