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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Jan 15. 2024

뭐가 됐든 적을 수 있으면 좋다

처음 글을 적었을 때는 정제되지 않은 마음이 그대로 흘러넘쳐버렸고 나는 닻이 없는 배가 돼서 쉴 새 없이 흔들린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글을 쓴 기간이 지났고 어떻게 글을 쓰는지 조금 배웠을 때는 적고 싶었던 쌓여있던 이야기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고 좋은 이야기가 떠오를 때마다 이걸 쓰면 다음에는 쓸 게 없을까 걱정했고 더 좋은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을까 불안했고 이 좋은 소재를 이런 식이 아니라 조금 더 잘 쓸 수 있는 방식이 있을 텐데 잡히지 않는 감각에 내 역량이 부족하다고 좌절했다.




지금은 생각이 또 달라졌다. 좋은 소재는 아끼지 않고 그때그때 써버린다.


지금 쓰지 않으면 이 좋은 소재는 낡아버린다. 지금의 그 느낌과 감성은 날아가 버린다.


지금의 순간에만 쓸 수 있는 글이 분명히 있다.




지금 읽어보면 전에 쓴 글이 부족해 보일 수는 있겠고 조금 더 다르게 표현하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적어보고 내 안에 쌓여있던 걸 적어나가야 묵혀있던 감정들이 흘러갈 수 있고 생각과 마음이 깔끔하게 정리된 채 나만이 남는다. 그때가 되면 조금 더 담담하게 감정에 덜 휩쓸리면서 글을 적을 수 있게 되고 고여 있는 많은 것들이 사라진 후의 새로운 감정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잘 적은 글이든 내 마음에 들지 않은 못 적은 글이든 짧은 감상이든 길고 지루한 글이든 적고 싶으면, 적을 수 있으면 전부 써보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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