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의 우주
아빠가 사주시고
엄마가 신겨주신
꼬까신 한 켤레
뒤뚱거리던 세계
첫걸음은 어떤 맛이었을까
나비처럼 가볍고
솜사탕처럼 흔들리던 나는
부모의 부름에 응답하던 빛
곧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부모의 노동과 걱정으로
빚은 구두 한 켤레
이제는 내 손으로 발목을 조이며
젖은 짐을 진 짐승처럼
철탑의 울음에 끌려 나간다
망설임은 발끝에서 피는 꽃
잠시 타올랐다가
곧 스러지지만
우주의 한켠
내 발의 자리는
별빛처럼
구두코에 박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