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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 펀드, 초분산 투자와 장기 전략의 교차점

by 원솔


최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로 쏠리고 있습니다.


단일 ETF나 개별 종목 대신, 여러 ETF를 동시에 담아 마치 “종합선물 세트”처럼 자산을 분산하는 방식이죠.


ETF로 ETF에 투자


ETF 하나만으로도 수십 개 종목을 담을 수 있는데, EMP는 이런 ETF를 여러 개 묶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백, 수천 개 종목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국내에서만 상장된 ETF가 1,000개가 넘으니, 조합의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궁무진합니다.


실제 운용사 관계자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ETF 하나만으로도 분산인데, EMP는 ETF 바구니를 여러 개 들고 가는 셈입니다.”


즉, 한쪽 시장이 흔들려도 다른 쪽에서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EMP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국내 EMP 펀드 설정액은 1조3,635억 원

2022년 1조1,063억 원에서 2023년 9,353억 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습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안정성을 찾는 자금이 몰린다는 방증이죠.


특히 퇴직연금 계좌에서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장기적으로 묶이는 돈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꾸준한 복리 효과”를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딱 맞는 구조입니다.


성과로 증명된 초분산


올해 들어 설정액 300억 원 이상인 EMP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것은 KB글로벌테크놀로지EMP로,

수익률 12.86%를 기록했습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미래 유망 산업에 투자하는 ETF들을 엮은 포트폴리오였죠.


그 외에도 키움·미래에셋·삼성 등 주요 운용사의 EMP 상품들이 10% 안팎의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방어적인 성격에 그치지 않고, 성장 산업을 담아 성과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EMP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ETF에 투자하는 ETF


최근에는 EMP 전략을 ETF 자체로 상품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자산배분액티브가 대표적입니다.

S&P500, 국내 채권, 금 ETF까지 한 포트폴리오에 담아 총보수를 0.01%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최적화된 구성이죠.


더 나아가 2025년 6월에는 ‘한국판 VT’라 불리는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가 등장했습니다.

전 세계 48개국, 1만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며 글로벌 전체 상장 주식의 98%를 커버합니다.

사실상 “전 세계를 한 바구니에 담은 ETF”라고 할 만합니다.


EMP 펀드는 완벽한 무위험 자산은 아니지만, 변동성 국면에서 안정적인 투자 대안을 찾는 투자자에게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투자자: 장기·적립식 운용에 적합

초보 투자자: ETF 고르기 어려울 때 자동 분산 효과

시장 변동성 방어: 주식·채권·원자재 등 다층적 배분으로 충격 완화


다만 운용 보수, 리밸런싱 방식, 환율 노출 등은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EMP라는 이름 아래 전략은 다양하기 때문에, 공격형인지 안정형인지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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