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는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파운드당 4.22달러를 기록하며 반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2.8달러 선까지 내려갔던 가격이 50% 가까이 치솟은 겁니다.
왜 이렇게 올랐을까?
첫 번째 이유는 브라질 작황 부진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수확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습니다.
수확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원두의 크기와 품질 역시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두 번째는 정책 리스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산 원두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수입업체들이 대체 산지 커피 확보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연히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고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습니다.
세 번째는 재고 부족입니다. 거래소에 등록된 인증 원두 재고가
202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현물 시장에 원두가 귀해지자 가격이 더 빠르게 밀어올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포지션 전환이 있습니다. 원두값 하락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이
숏 포지션을 급히 청산하면서 추가 매수세가 붙은 겁니다.
공매도를 갚기 위해 원두를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수요가 더 늘어난 셈이죠.
*숏 포지션(Short Position)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리 빌려서 판 뒤 나중에 값이 떨어지면 다시 사서 갚는 투자 방식.
“가격 하락에 베팅한 상태”
*숏 포지션 청산(Covering Shorts)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가 반대로 포지션을 정리하는 행위.
즉, 빌려서 판 자산을 다시 사들여 갚는 것.
시장 가격이 예상과 달리 올라가면 손실을 줄이려고 서둘러 매수하게 됩니다. 이것을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라고 부릅니다.
*공매도(Short Selling)
없는 자산을 빌려서 먼저 팔고, 나중에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 “가격이 내려가면 이익, 올라가면 손해” 구조. 주식·원자재·통화 등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
앞으로의 시나리오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불안 요인이 많습니다.
기상 상황, 브라질 생산량, 미국 무역 정책이 모두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숏 커버링이 끝난 뒤에는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커피 시장은 여전히 공급 타이트 상태입니다.
브라질뿐 아니라 콜롬비아, 베트남 등 주요 산지의 생산 회복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고,
미국의 무역 정책이 지속될지 여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번 원두 가격 급등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기상 리스크, 정책 변수, 재고 부족, 투자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단기적 과열을 경계하면서도,
커피라는 원자재가 가진 특유의 변동성과 장기 사이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