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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합리화가 취미인 사람들에게

정말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by 인문학 큐레이터

우리는 항상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 미션을 설정한다. 다이어트, 금연, 시험 합격, 승진, 자격증 취득, 내집 마련, 자산 모으기 등등 처음 시작할땐 꿈에 부풀어 여러 계획을 세운다. 매년 Happy new year를 외치며 다이어리를 구매해 올 한해 계획을 나열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1달이라도 계획대로 살아왔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과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목표는 왜 목표일까? 당장 이루기 힘들고 먼 미래같아서 목표이다. 지금 내 현실과 굉장히 동떨어져있지만 갖고 싶은 것. 손절언니도 지독한 계획형 인간이다. 매년 12월만 되면 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다이어리를 찾아보고 예쁘고 오래 쓸만한 다이어리를 하나 구입한다. 그리고 12월부터 내년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이어리를 쓴지 7년은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무엇인줄 아는가? 매년 계획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매년 다이어트로 탄탄한 몸매를 갖고 싶었고 매년 영어 회화를 원어민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싶었으며 매년 재테크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었다. 왜 손절언니는 매년 똑같은 목표를 세웠을까?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남 얘기 같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손절러의 삶으로 들어선 이후 목표를 하나씩 이루기 시작했다. 너무 어려워보였고 벅차 보였던 목표들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3년동안 회사와 손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온라인 강의에 200만원을 결제해 듣기도 하고 주말마다 스터디 카페에 틀어박혀 필기공부를 하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여러 세미나에 참석하여 정보를 구축했다. 그리고 3년 반만에 회사와 손절이라는 꿈을 이루었다.



그뿐일까? 원하는 몸매가 되어 바디프로필을 찍겠다는 목표를 세우자마자 PT를 시작했다. 운동 수행 능력도 올랐고 체력도 좋아졌다. 체지방도 내려갔고 만년 하체비만이었지만 지금은 바지 사이즈가 3인치나 줄었다. 배에 복근이 생겼고 꾸준한 식단관리로 입맛도 변했다. 더 이상 자극적인 음식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손절언니가 ‘손절’한 것은 무수히 많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합리화’와 손절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자기합리화를 한다. 가장 위험한 문장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정도면 됐지 뭐’ 이다. 정말 그러한가?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본인에게 엄격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겉으로 봤을 때 지극히 자신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목표를 추구하고 몇 번 시도해보고 그러다 안되면 포기하고 자책하고 다시 목표를 갈망하고 이 사이클 안에서 꾸준히 달린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더 이상 고통스러운 마음을 안고 살고 싶지않다면 그 사이클 안에서 나와야 한다. 우리가 ‘손절’해야 하는 것은 갈망하는 목표이다. 그 목표를 손절하려면 선택은 둘중 하나. 포기하거나 이루어내거나. 생각없이 살고 싶으면 포기하면 된다. 그저 내 육체가 원하는대로 퇴근하면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로 배를 채우고 바로 누워서 스마트폰 보다가 자면 된다. 그리고 다음날 똑같이 출근하고 매일 반복하면 된다.



하지만 ‘손절’로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이제 생각없이 반복하는 일상과 손절해야 한다. 자기합리화를 멈추자.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만하면 됐다’라는 말은 ‘저는 이대로 살게요’라는 말과 동의어다. 원래 목표를 이루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조금 더 심각하게 얘기하자면 ‘이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손절언니는 회사와 손절하기 전 딱 그 마음이었다. 진짜 죽고 싶었다. 뜬금없는 말이 아니다. 주 7일중에 주 5일 9시부터 6시까지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고 일하다가 눈물이 차오르는 날이 대다수였다. 표정은 공허했고 매 순간 머릿속에선 이제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 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다. 당신은 회사와 손절하기 위해 얼마나 자신에게 투자했는가? 손절언니는 비밀을 알아내기까지 1000만원은 썼던 것 같다. 누가 보면 쓸데없는 지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손절언니는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원하는 인생에 한걸음 더 다가갈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과연 그런 노력을 했는가? 지금 내가 쥐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자해야한다.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산다면 우리 인생은 딱 거기까지 인 것이다. ‘좀비’처럼 아무 감정 없이 주말만 바라보며 살지 말자. 지금 이대로도 좋다고 ‘자기합리화’하지말자. 당신은 분명 꿈꾸는 삶이 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 지금 이대로 괜찮지 않다. 우리의 역량을 무궁무진하다. 한계를 규정짓는건 결국 자기 자신이다. 끝까지 몰아붙여서 목표를 이뤄보자. 내 성장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과 ‘손절’하자. 당장 고통스러울지라도 매년 1월 목표가 달라질 것이다. 더 이상 이직, 다이어트, 금연이 매년 목표가 되는 삶이 아니라 목표를 다 이뤄서 더 이상 계획을 세울일 없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자. 그것이 주체적인 프로손절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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