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호화 병실에서의 하루

공포의 기관지 내시경 검사

by 산수골지윤핼미

공포의 기관지 내시경 검사


드디어 12월 28일.
공포의 기관지 내시경 검사 날.


우리는 입원 준비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동 입구부터 반짝반짝 예사롭지 않았다.

병실 문을 여니 마치 호텔 같았다.


대리석 월풀욕조가 있는 환자용 욕실,
보호자 욕실,


거실과 회의실에 컴퓨터까지. 심지어 탕비실까지 갖춰져 있었다.

환자복조차 예뻤다.


'돈이 좋긴 좋네.'


침대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었고, 간호사들도 친절하고 아름다웠다.

마치 TV 드라마에서 보던 재벌 회장님이 묵던 입원실, 바로 그곳 같았다.


가보진 못했지만 7성급 호텔이 이러려?


그날은 마침 묵은지친구들과의 송년회 날.

친구들은 얼굴이라도 보겠다며 몰려왔다.


"와~ 대단한데..."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은 하나였다.


“야~, 욕실 어메니티 갈 때 다 챙겨가!” 하하, 역시 우리다웠다.

친구들을 전송하고 돌아와 보니


그사이 딸내미는 일찍 퇴근해, 예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아들은 저쪽 회의실에서,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환자복도 익스큐즈 했단다.

마치 멋진 리조트에 와 있는 평화로운 그림이다.


그 순간만큼은 "기관지내시경"검사의 공포도 잠시 빛을 잃었다.






밤 11시가 되자 간호사가 와서 어깨에 주사를 꽂았다.
“아, 여기로 마취약을 넣겠구나.” 나는 안심 모드에 들어갔다.


1시가 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침대에 실려 검사실로 들어갔다.

간호사와 레지던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취는 언제 해요?”
“아직이요.”
역시 내 추측이 맞는구나 하며 또다시 안심했다.


침대를 세우고 몸은 꽁꽁 묶여졌다. 얼굴 앞엔 가림막이 쳐졌다.

드디어 김교수님이 들어오셨다.


'마취 안 해요?' 나는 계속 주사 부위를 가리켰다. 간호사가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민감한 부위라서 마취 안 해요. 환자분이 반응을 해주셔야 해요.”


아뿔싸. 절망감이 밀려왔다.


눈물과 땀으로 범벅된 채 꺽꺽, 윽윽 대며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몰랐다.


어느 순간 끝난 건지, 나는 까부라져 버렸다.

희미하게 보이던 딸과 아들의 얼굴.


눈을 뜨니 병실이었다.
딸의 눈은 발갛게 부어 있었고, 아들은 말없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얼굴이 창백해서… 뭔가 잘못된 줄 알았어.”


검사 시간은 한 시간 남짓 걸렸단다.

"그렇게나..."


시계는 이미 새벽 세 시를 훌쩍 넘어 있었다.

나는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진, 편안한 침대에 누워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무시무시한 "기관지내시경" 검사라는 과제를 마치고

결과는 "지켜보자, "로 판정이 났다.


혹여 이 녀석도?라는 의구심에 마음이 힘들었는데, 첫 번째 고비를 넘겼다.




주님, 감사합니다.





노랑 물창포 watercolor mexed media 90.9*72.7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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