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춘 그리고 경칩

때가 되면 팔딱 뛰어오르려고 3년이나 대기 타고 있었다구

by 김동주




본디 여행을 좋아했다.


전생에 유목민이었는지, 혹은 어디 섬에만 갇혀 살다 죽어서 여한이 쌓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임과 자유가 동시에 주어졌던 이십 대부터 줄기차게 나는 돌아다녔다. 그 모든 것을 책임질 자신이 있었고, 자신의 맘대로 해도 되는 자유도 있었으니까.


오죽하면 일을 그만두면서 여행 유튜버가 되고 싶어 공항 근처로 이사를 왔을까?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버렸다.

정말, 내가 김포로 이사를 가자마자 터져버려서 나는 그곳에 갇힌 듯 살 수밖에 없었다.


'하늘 길이 열리면 다시 떠나자.' 다짐하던 나날들이 쌓여 어언 3년이나 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렇게 20대에서 30대가 되었다. 20대 마지막을 멋지게 떠돌아다니며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실패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안 좋은 일에도 나쁜 점만 있지는 않았다. 덕분에 그동안 통장에 여유 자금이 어느 정도 모였다는 것.


통장에 돈이 쌓이는 동안 시간도 차곡차곡 흘러 드디어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 관광이 풀렸을 때는 세계의 경제가 파탄 나서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한동안 여행 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얌전히 기다렸다. 입춘은 지났지만 경칩이 찾아오지 않아 땅속에 대기 타고 있는 개구리들처럼. 우리는 때가 될 때까지 얌전히 있다 비로소 떠나는 것이었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의 시작에, 더위를 찾아 그리웠던 동남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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