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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Park Dec 07. 2023

불안이라는 거울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오랜만에 찾아온 불안이 반가운지 무서운지 잘 모르겠는 주말. 너무 쉽게 잠들었던 금요일 저녁과 달리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너그러워야 하는 토요일을 하루 종일 불안과 걱정, 후회로 보내고 있는 중이다.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불안의 뿌리는 무엇일까. 그걸 알아야 나는 이것을 해소할 방법을 마주하고 타파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을 야기한 많은 상황들이 떠오르지만 요즘의 나는 겸손을 잃고, 직무와 관련한 전문성 부족을 순간의 말로 모면하려는 비열한 태도로 성실해야 할 하루를 물탄 듯 흐리게 만들고 있다. 무언가를 잡고 있다고 해서 나는 진정으로 그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본질을 꿰뚫고 정확하면서 명쾌한 해법을 찾기 위한 진실한 고민을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다만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고민을 제대로 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모든 일과 사람에 대해 당장 감각을 통해 와닿는 현상만 진단하며 지레짐작하거나 넘겨짚고 있다. 이런 삶의 태도는 나에게 진정한 해답을 찾아주지도 못하거니와 세상에서 나를 도태되게 만들 뿐이란 걸.

삶이든 사람에 대해서든 나의 일이든 거시적인 관점에서부터 세밀한 부분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걸. 불안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위해서는 나의 지향점이 분명해야 하고, 내가 내고 싶은 결과에 대한 수준과 시기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추진해야 함을 깨닫는 밤은... 이미 하루는 끝나버렸고, 이런 불안을 위해 존재했던 하루인 양 시간이 지난 후에야.

불안을 없애기 위해 일주일의 그림과 그래서 하루의 지향점을 다음 주의 내가 편안히 살아갈 수 있도록 죽어가는 오늘의 나는 그려놓아야 할 것이다. 소중한 내가 불안과 어지러움에 놓여 삶의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모든 이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지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나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평판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세계는 나를 위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늘 주변을 돌아보며.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중하지 말 것을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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