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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 May 16. 2024

K - 장춘기

본격적인 장녀 사회생활

나는 야간 대학을 나왔다. 내가 태어난 1980년대에 태어난 장녀들은 그 전 시대와는 다르게 대학을 가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선택사항인 경우가 많았다. 나는 대학을 선택 했지만, 취업에 끈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에 야간대학을 선택 했던 것이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을 해서도, 야간대학이었기 때문에 번듯한 직장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알바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주말 외에 평일에도 나는 알바를 할 수 있었다. 나레이터 알바를 할 때면  나는 마트 시식코너부터, 매장 홍보를 하면서 짧은 시기에 전문대학교 대학 등록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야간대학 출석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나레이터 알바를 하기에 시간이 맞지 않았고, 정해진 월급이 나오는게 아니라서 그만 두었다. 다음 직장을 가진게 옷가게 알바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콜센터에서 일을 했다. 그러고 보면은 사람을 대하는 일을 많이 했다. 콜센터 에피소드는 따로 모아보려고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비스직 직업을 꿈꿔온 것 같다. 부산에 아주 큰 쇼핑몰이 있었는데, 아침에 출근을 해서 학교 가기전까지 알바를 했다. 매장 정리부터 옷정리, 옷판매까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며 대학교 생활을 이어갔다. 내 나이 20살 때 지금 처럼 온라인 쇼핑몰이 많이 없었을 때 대형쇼핑몰은 피크 였다. 쇼핑몰은 매장들로 가득차 있었고, 서울 도매 시장에서 물건들이 마대로 배송되었다. 나는 옷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 장기보는 법, 물건을 내리는 법, 옷 정리및, 옷 단가 정하는 법 등등 옷매장 시스템을 많이 배웠다. 사람들에게 옷을 권해야 했기 때문에 옷센스도 좋아야 했다. 추가로 옷을 판매 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마음을 잘 알아야 했다. 어떤 옷을 원하는지 그에 따른 언어도 달라져야 했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지만 어쩌면 그때도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고 말을 하는 행위는 다를지 모르지만, 언어와 글은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손님도 많았고, 주말에는 좁은 매장 골목 골목마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 지나갔다. 손님이 너무 많거나, 일이 많아서 일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대학 출석을 못하는 경우도 생겼고, 피곤해서 출석을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야간이라서 그런지 졸업은 했지만, 성적은 그리 좋았던 건 아니었다. 웃긴일이지만,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옷가게는 주말도 일을 해야 했다. 그때만 해도 매장 전체가 쉬는 날도 없었고, 나는 알바 였기 때문에 쉬는날도 없이 일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아주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매달 월급을 받고, 내스스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각각의 매장에서 일하는 언니들과 수다 떠는 것도 좋았다. 내 또래 친구가 거기서 일하는 친구들은 없었다. 나는 나이든 이모들이나 언니들과 수다 떠는게 좋았다. 개인적으로 옷가게를 해보려고도 했다. 다른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어오진 않았지만, 긴 시간을 이곳에서 일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사회생활이였기 때문에 그 외 다른 사회생활에서는 쉽게 적응을 할 수 있었다. 보통 여자들이 많은 곳에서 일을 했다. 여자들이 많은 만큼 텃새도 심했고, 그만큼 서로가 위하는 부분도 많았다.  10년 동안 일했던 내 사회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는 참 많다. 그 부분은 다른 글에 적어 보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콜센터에서 일을 했다. 그렇게 난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가정 환경적으로도 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당연한 거라고 생각 했다. 일을 하고 번 월급은 상당 부분을 떼어 꼬박꼬박 엄마에게 가져다 드렸다. 부모님은 그걸 바라지 않았지만, 사양 하지도 않으셨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고, 그것이 내가 일을 하는 이유 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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